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클럽과 프로 계약을 맺지 않은 채 해외로 이적한 선수는 향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 규정은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한 모든 국가대표팀에 적용되며, 사실상 어린 유망주들의 ‘조기 해외 이탈’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적 압박 카드다”고 밝혔다. 부에노스 아이레스|AP뉴시스
[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아르헨티나 축구협회(AFA)가 자국 축구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강력한 정책을 승인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클럽과 프로 계약을 맺지 않은 채 해외로 이적한 선수는 향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 발탁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 규정은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한 모든 국가대표팀에 적용되며, 사실상 어린 유망주들의 ‘조기 해외 이탈’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적 압박 카드다”고 밝혔다.
AFA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최근 반복된 몇몇 사례를 들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파트리아 포테스타드’라 불리는 부모 권한 제도가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됐다. 이 제도는 만 18세까지 부모가 자녀의 자산과 진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축구에서는 부모가 소속 클럽의 동의 없이도 해외 이적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만 16세부터 프로 계약이 가능하지만, 그 이전 또는 계약 체결 전에 해외로 떠날 경우 클럽은 이적료가 아닌 최소한의 육성 보상금만 받게 된다. 수년간 공들여 키운 유망주를 사실상 헐값에 잃는 셈이다.
AFA는 이 같은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대표팀 선발이라는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제재를 통해 선택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클럽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논의한 결과, 해당 선수들을 국가대표팀에 소집하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 자체를 막지는 않지만 그 선택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다.
이 정책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계기는 루카스 스칼라토 사례였다. 리버 플레이트 유소년팀의 주장까지 맡았던 16세 미드필더 스칼라토는 프로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이탈리아 파르마로 이적했다. 그는 이미 아르헨티나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된 경험이 있는 재능 있는 선수였고, 리버 플레이트는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구단은 그의 에이전트를 FIFA에 제소하며 규정 위반을 주장했고, 에이전트 측은 “나는 클럽이 아니라 선수의 미래를 위해 일했을 뿐”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이 사건은 아르헨티나 축구계 전반에 잠재돼 있던 불만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 규정이 과거에 적용됐다면, 아르헨티나 축구의 상징 그 자체인 리오넬 메시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메시는 13세에 뉴웰스 올드 보이스를 떠나 바르셀로나로 향했고, 프로 계약을 아르헨티나에서 체결한 적이 없다. 최근 대표팀에 소집됐던 선수들 중에서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훌리아노 시메오네, 에밀리아노 부엔디아, 엔소 바레네체아, 발렌틴 카르보니 등 다수가 이 규정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월드컵 우승 멤버 상당수가 ‘부적격자’가 되는 셈이어서, 이 정책의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법적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상업법 전문 변호사 새뮤얼 커스버트는 “FIFA는 국가대표 자격에 대한 기본 규정만 제시할 뿐, 각 협회의 선수 선발 정책까지 통제하지는 않는다”며 “특정 리그나 국가에서 뛰는 선수만 선발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도 없다”고 설명했다. 즉, 법적으로는 회색지대지만 명백한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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