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 이정후가 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제6회 WBC 본선 1라운드 C조 4차전 호주와 경기 3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린 뒤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있다. 도쿄|뉴시스

야구 대표팀 이정후가 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제6회 WBC 본선 1라운드 C조 4차전 호주와 경기 3회초 무사 2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린 뒤 간절하게 기도를 하고 있다. 도쿄|뉴시스


[도쿄=스포츠동아 장은상 기자] “끝까지 최선 다 하겠습니다.”

제6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의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대회 본선 1라운드 C조 호주전을 7-2로 이긴 뒤 8강행을 확정한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은 호주전서 기적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C조서 1승2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경우의 수’를 통해 8강 진출을 노렸다. ‘경우의 수’가 많지 않았다. 호주를 상대로 실점은 2점 이하로 묶고 5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불리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명승부를 연출했다. 투수진은 총력전을 펼쳐 호주 타선을 2점으로 묶었다. 타선에선 5번 지명타자 문보경이 ‘영웅’이 됐다. 그는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의 맹활약으로 한국이 올린 7점 중 절반 이상을 해결했다. 대표팀은 호주와 대만(이상 2승2패)을 가장 낮은 실점률로 따돌리고 8강전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호주전서 5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이정후는 9회초 수비서 우익수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1사 1루서 릭슨 윙그로브의 우중간으로 향하는 2루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았다.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가 됐으면 3번째 실점이 됐고 한국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픈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주장이 슈퍼 캐치로 대표팀을 구했다.
야구 대표팀 이정후. 도쿄|뉴시스

야구 대표팀 이정후. 도쿄|뉴시스


이정후는 경기를 마친 뒤 “아무 생각 없었다. 공이 날아올 때 ‘무조건 잡겠다’라는 생각만 하고 뛰었다. 공이 약간 조명에 들어갔지만 행운이 따랐다”고 당시를 돌아왔다. 이어 “9회말 수비는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가장 떨리는 순간이었다. 행운이 깃든 승리였고 감동 깊은 승리였다”고 감격했다.

1998년생 이정후는 대표팀서 가장 많은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류지현 대표팀 감독(55)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파격적으로 그를 주장에 선임했다. 류 감독은 “(이)정후가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나눈다. 뒤에서 보면 흐뭇하다”며 그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야구 대표팀 이정후(가운데)가 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제6회 WBC 본선 1라운드 C조 4차전 호주와 경기를 7-2로 이겨 8강행을 확정한 뒤 눈물을 보이고 있다. 도쿄|뉴시스

야구 대표팀 이정후(가운데)가 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제6회 WBC 본선 1라운드 C조 4차전 호주와 경기를 7-2로 이겨 8강행을 확정한 뒤 눈물을 보이고 있다. 도쿄|뉴시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56)의 아들인 이정후는 아버지처럼 주장으로 대표팀을 이끌며 WBC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이 전 코치는 2006년 초대 대회서 대표팀 주장을 맡아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선수단, 코칭스태프, KBO 스태프, 미디어 관계자 그리고 한국서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까지 모두가 한 마음을 모아줘 우리에게 행운이 왔다”며 “그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8강에 정말 강한 팀들이 많지만 마이애미서도 끝까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쿄|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