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을 응원하고 싶어도 표가 없어요. 암표를 사려면 너무 비싸고….” 입장권은 매진됐다는데 관중은 없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측은 이미 “입장권 680만장이 모두 팔렸다”고 공표했지만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일부 인기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기장 관중석이 상당수 비어있어 올림픽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그러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베이징인민대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 차성환씨(21)는 “유도나 야구 등을 응원하기 위해 한인회에서 일찌감치 표를 확보하려고 노력했지만 표가 없어 불만들이 많다”고 전했다. 현재 입장권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암표구입 뿐이다. 그런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13일 오후 7시 열린 한국과 미국의 예선 첫 경기. 중국에서 야구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한 유학생이 한국-미국전 입장권을 500위안(7만5000원)에 구입했다고 하자 주위에서는 “정말 싸게 잘 샀다”며 부러운 눈길을 보냈다. 차씨는 “중국의 노동자들은 한달에 1000위안을 벌기도 힘들다. 엘리베이터걸이나 아파트 경비원들의 월급이 보통 800-900위안 정도”라고 설명했다. 암표 10장 정도만 팔면 연봉에 해당하는 돈을 버는 셈. 그래서인지 입장권을 가지고 있는 중국인들조차 경기관람보다는 암표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