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기하면서 ´누구를 위해서 이것을 하고 있는 것인가?´ 생각했다.″
3일 한화와 27년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인 ´18이닝 5시간51분´ 경기를 치른 두산 김경문 감독이 속내를 밝혔다.
4일 경기를 앞두고 잠실야구장에 들어선 김 감독은 생각 외로 밝은 표정이었다.
다소 굳은 몸을 풀려는 듯 스트레칭을 해 보이긴 했지만 표정만큼은 웃음과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경기를 치른 소감을 묻자 ″오늘(4일) 경기는 아니어도 양 팀 모두 투수 로테이션에서 다음 경기나 그 다음 경기에는 지장이 있다″며 걱정스러운 답변을 냈다.
이어 김 감독은 ″어제 무리한 선수들을 오늘 경기에서는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며 선발출전 명단에서 제외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4일 경기 선발 출전 명단에는 3루수 김동주(32)와 포수 채상병(29), 우익수 전상렬(36)이 빠지고 그 자리에는 오재원(23)과 최승환(30), 이성열(24)이 자리했다.
6시간에 가까이 18이닝을 경기한 선수들도 얼굴은 밝았지만 상당히 지친 듯한 모습이었다.
두산 선수단은 평소보다 20분 가량 늦게 경기 전 연습을 시작했고, 한화 선수들도 평소보다 30분 가량 늦은 오후 4시30분께 숙소에서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한동안 훈련중인 선수들을 바라보던 감 감독은 ″어제 경기를 보면서 내가 허리가 아프고 머리가 아팠다″며 올 시즌 처음으로 도입된 ´무제한 경기´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어제 팬들이 얼마나 남아 있었느냐´고 되물은 김 감독은 경기 개시 관중 7000여명 가운데 1000여명의 관중만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는 말에 ″팬이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염려스러워 했다.
김 감독은 ″팬이 좋아 하면 괜찮은데 그게 아니니까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어제 경기를 하면서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이걸 하고 있나 생각했다″며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도 혈투 끝에 승리한 김 감독에게는 ″구경하는 팀들은 좋았을 거야. 아마 텔레비전으로 경기 보면서 ´시간은 많다. 계속해라´면서 지켜봤을 것″이라는 농담도 할 만큼 여유가 흘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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