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이닝…5시간51분…두산,밀어내기로끝냈다

입력 2008-09-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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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사상최장혈투,더블헤더보다긴한게임…양팀선수38명출전
9이닝 게임을 두 번 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무조건 승부를 본다’는 ‘끝장승부제도’가 두 번째 ‘1박 2일 게임’을 연출하면서 마침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18회 승부라는 또 다른 색다른 역사를 만들어냈다. 역대최장시간 기록도 새로 썼다. 선수들은 회가 거듭될 수록 지친 모습이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은 숨 죽인 채 ‘1박2일 승부+연장 18회 게임+역대 최장시간경기’를 즐겼다. 3일 오후 6시 31분, 공식 시작된 잠실 두산-한화전은 0-0 지루한 무득점 승부가 계속되더니 정규 9이닝은 물론이고 15회까지 양 팀 모두 단 1점을 뽑지 못하며 승부가 이어졌고 16회 이후에도 게임은 계속됐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 이후 15회 연장 제한 제도가 있을 당시 15회 게임은 종종 나왔지만 16회 이후 게임이 진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 7명, 두산 4명 등 모두 12명의 투수와 한화 13명, 두산 14명 등 야수 27명을 합해 모두 38명이 그라운드에 나선 가운데 한화-두산전은 결국 날을 넘긴 4일 오전 0시 22분에서야 끝이 났다. 5시간 51분이 소요되면서 기존 최장시간기록(2001년 5월 6일 잠실 두산-LG전·15이닝·5시간45분)을 넘어섰다. 올시즌 무제한승부제도가 첫 도입된 뒤 6월 12일 목동 KIA-히어로즈전에서는 우천으로 경기가 55분간 중단되는 사태 속에 연장 14회를 펼치며 이튿날 오전 0시49분에 게임이 끝나 사상 첫 1박2일 승부’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날 게임은 14회에서 끝이 났고 우천 중단이 있어 1박2일 경기의 의미는 한화-두산전보다 사실 떨어졌다. 올 시즌 15회 승부는 6월 29일 문학 한화-SK, 7월 6일 대구 KIA-삼성전 등 두 번 펼쳐졌지만 두 게임은 다행히(?) 모두 15회에 종료됐다. 두산은 연장 15회 2사 1·2루에서 포수 채상병이 타석에 등장,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꿈꿨지만 채상병은 맥없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이는 역사적인 16회 공격으로 이어졌다. 끝 모르고 진행될 것만 같았던 게임은 연장 18회 말 2사 만루에서 두산 김현수가 한화 투수 안영명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기나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한 김현수의 타석은 이날 게임에서 무려 9번째 타석이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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