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하겠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요미우리)이 30일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시즌 ‘60억 먹튀’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이승엽은 기가 죽지 않으려는 듯 오히려 평소보다 밝은 표정을 보였다.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다시 한번 최고의 선수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소속팀을 떠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표팀 선발 당시 1군에 있었다면 망설였겠지만, 2군에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에 나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야구대표팀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지휘할 이승엽은 8월 1일부터 시작되는 대표팀 합숙훈련에 합류한다.
■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이유와 각오는 무엇인가.
“요 몇 달 생각대로 야구가 되지 않아 답답했지만 올림픽에 나가고 싶었다. 대표팀 선발 당시 1군에 있었다면 망설였겠지만, 2군에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결심할 수 있었다. 좋지 않은 기억은 잊고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도록 돕겠다”
-2군 생활이 길었다. 현재 몸상태와 컨디션은.
“오히려 2군에서는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1군에 올라오니 다르다. 1,2군의 수준차가 큰 편인데 너무 2군에 익숙해진 탓에 1군 적응이 쉽지 않다. 몸상태와 컨디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2군에서는 어떻게 훈련을 했는가.
“손가락과 무릎 부상을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면서 마사지를 받았다. 이후 연습량은 1군에서보다 훨씬 많이해 7월 들어 몸상태가 많이 회복됐다”
-이번 시즌 유난히 부진한 이유가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기술과 정신 중 하나만 떨어지더라도 부진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거의 회복됐다. 부상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다. 새로운 마음으로 하다 보면 다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의미가 남다를 텐데.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면 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 무엇보다 병역특례혜택을 받지 못한 후배들을 신경 써야 한다. 그런 점 때문에 우리는 조직력과 팀워크가 다른 팀에 앞선다”
-일본야구를 잘 알고 있어 다른 선수보다 기대가 크다.
“일본야구를 잘 안다는 것이 해가 될 수도 있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 동료들에게 가르쳐주겠다. 적을 모르고 싸우는 것보다는 알고 싸우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는가”
-2군 생활이 길었던 이유가 이승엽의 올림픽 출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그런 말을 믿지 않는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2군에 있는 것이고 변명을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올림픽과 남은 시즌 동안 다시 한 번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하겠다”
-새로 도입된 승부치기에 대해서는?
“누가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조건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해진 일이기 때문에 선수는 규칙을 수용해야 한다”
(김포공항)=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