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마이애미 말린스만 만나면 힘이 솟는다. 둥지를 옮겨도 변함이 없다. 3일(한국시간)에도 말린스파크 원정경기에서 6이닝 5안타 2볼넷 8삼진 1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1패)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2013~2019시즌) 마이애미전 4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ERA) 2.39(26.1이닝 7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이적 후 마이애미전 첫 등판인 지난달 12일 홈경기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쾌투한 터라 3일 경기는 올 시즌 3승째를 따낼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마이애미전 유일한 패배를 말린스파크에서 기록했다는 점이 우려되는 요소였지만,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도 7.1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상대전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아쉬운 수비실책과 주루사 등이 겹친 탓에 쉽지 않은 승부가 이어졌고, 투구수도 99개까지 불어났지만 에이스의 책임감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잡았어야 할 공을 놓치고, 실책이 나와도 류현진은 자신의 공을 던졌고, 매우 뛰어났다. 그래서 그가 에이스인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통산 30이닝 이상 투구한 9개 팀 중 마이애미를 상대로 뉴욕 메츠(1.2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6) 다음으로 낮은 ERA를 기록 중이다. 3일 경기를 포함한 ERA는 2.11이다. 표본이 많진 않지만, 마이애미를 상대로 ‘천적’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었다.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이 “류현진을 상대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