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평정하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올랐던 이들의 메이저리그(ML) 맞대결. 성사 자체만으로도 한국야구에는 큰 의미가 있었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 브루어스)이 나란히 호투하며 ‘메이드 인 KBO’의 힘을 과시했다.
밀워키는 15일(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서 연장 8회 승부 끝에 2-1로 이겼다. 승부는 불펜에서 갈렸지만, 양 팀 선발투수가 중심이 된 투수전은 빛났다. 김광현은 7이닝 6삼진 무실점, 린드블럼은 5이닝 6삼진 무실점으로 역할을 다했다.
역대 최초의 KBO리그 MVP 출신간의 ML 선발 맞대결이었다. 2007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김광현은 2년차였던 2008년 27경기에서 16승4패, 평균자책점(ERA) 2.39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발을 디딘 린드블럼은 2018년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고, 지난해 30경기에서 20승3패, ERA 2.50으로 MVP가 됐다.
지난해 LA 다저스 소속이던 류현진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켈리가 KBO리그에서 돋보인 것은 분명하지만 MVP 수상 경력은 없었다. 이 때문에 이날 김광현과 린드블럼의 매치업이 의미 있었다.
둘은 한국에서 정규시즌 4차례, 한국시리즈 1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김광현이 3승, 린드블럼이 2승을 챙겼다. 특히 2018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김광현(6이닝 무실점)과 린드블럼(7이닝 1실점)의 명품 투수전은 여전히 팬들의 기억에 선명하다.
명분을 떠나 실리까지 챙겼다. 이날 경기는 김광현에게는 신장경색으로 부상자명단에 오른 뒤 13일만의 복귀전이었고, 린드블럼에게는 불펜 강등 이후 모처럼의 선발 복귀전이었다. 김광현은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입증했고, 린드블럼은 ML 복귀 후 첫 선발 무실점 투구로 가치를 증명했다.
세인트루이스와 밀워키는 이번 5연전을 치른 뒤에도 25일부터 다시 5연전으로 맞붙는다. 메이드 인 KBO의 더욱 뜨거운 맞대결 2라운드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