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3구3진 잡은 체코 투수 “죽어도 좋아” 감격

입력 2023-03-12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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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온드레이 사토리아 투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체코 온드레이 사토리아 투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부분 ‘투잡’을 뛰는 아마추어로 구성된 체코 야구팀이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일본에 2-10으로 완패하며 1승 1패가 됐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경기를 치러 한껏 고양된 모습이다.

파벨 하딤 감독은 11일 일본과 경기가 끝난 후 언론 인터뷰에서 “ 만원 관중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이기는 경기(1차전)도 했다. 감격 이상의 감정은 없다”고 벅찬 심정을 전했다.

체코는 경기 초반 사무라이 재팬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회 초 공격에서 3번 흘루프가 일본 선발 사사키 료의 시속 163km 속구를 받아쳐 왼쪽 선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다음 타자가 유격수 땅볼을 때렸지만 송구실책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체코 선발 온드레이 사토리아는 시속 120km대의 ‘느린 공’으로 일본 타선을 공략했다. 3이닝 5실점으로 물러났지만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3회 3구3진으로 돌려세우는 깜짝 쇼를 보여줬다. 그는 오타니를 잡아낸 공을 ‘기념구’로 챙기며 기뻐했다. 그는 본업이 전기기사다.

하짐 감독은 “일본 타선을 조금이라도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오타니 쇼헤이기 얼마나 많은 안타를 치고 있는지 셀수 없을 정도다. 그에게 삼진을 빼앗은 것은 우리에겐 평생 잊지 못할 일이 될 것”이라며 “(사토리아 투수는)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체코는 야구 인구가 약 7000명에 불과한 '야구 변방'으로, 대표팀 선수들도 대개 본업이 따로 있다. 하딤 감독도 신경과 의사로서 생업을 하는 틈틈이 야구를 하고 있다.

이번대회에서 1승1패를 거두며 선전하자 체코에선 야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하딤 감독은 "일본과 경기에 대한 반향이 컸다. 체코 국영방송이 중계를 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인기가 지속되길 바란다"며 "체코에는 야구 주간이라는 것이 있다. 많은 분들이 와서 봐주고 체코 관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체코는 12일 한국과 3차전을 치른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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