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타이슨(왼쪽)과 제이크 폴이 16일(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제이크 폴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이날 경기는 폴이 3-0 판정승을 거두고 대전료 약 558억 원을 받았다. 알링턴(미국) ㅣ AP/뉴시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8)이 유튜버이자 복서인 제이크 폴(27)에게 졌지만 60살에 가까운 나이에 자신보다 31살 어린 폴을 상대로 화끈한 경기를 펼쳐 전 세계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타이슨은 16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과의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0-3(72-80 73-79 73-79)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 링에 오르는 타이슨을 위해 경기는 12라운드가 아닌 8라운드, 라운드당 3분이 아닌 2분짜리 경기로 진행됐다.
경기 초반 타이슨은 경기 흐름을 우세하게 이끌었지만, 3라운드부터 패기를 앞세운 폴에 끌려갔다. 라운드가 이어질수록 타이슨의 움직임이 급격하게 둔해진 반면 폴은 ‘핵주먹’을 의식해 아웃복싱을 하며 포인트를 챙겼다. 폴의 펀치가 여러 차례 들어갔지만, 타이슨은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 폴은 마지막 10초를 남기고 타이슨에게 고개를 숙이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타이슨도 이를 받아들이며 주먹을 서로 부딪쳤고 경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타이슨은 경기 후 “누구에게도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로 폴은 대전료로 4000만 달러(약 558억원)를 받았고, 타이슨은 그 절반인 2000만 달러(약 279억원)를 챙겼다.
타이슨은 현역 시절 50승(44KO) 6패를 기록하며 최고의 펀치력으로 헤비급을 휩쓸었다. 하지만 성폭행, 마약, 음주 등 여러 논란을 일으켰고, 1997년 상대 선수의 귀를 물어뜯어 실격패 당하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5년 링을 떠난 타이슨은 2020년 11월 로이 존스 주니어와 자선 경기를 통해 링에 복귀했다. 이번처럼 정식으로 인정받는 경기를 치르는 건 무려 19년 5개월 만이다.
이날 타이슨과 싸운 폴은 208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복서다. 2020년 프로복싱 데뷔전 이후 10승 1패 7KO를 기록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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