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스포츠동아DB
●줄 건 주고, 공격력으로 승부
KGC에는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포스트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도 외곽 공격이 가능한 빅맨 오세근,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 전성현이다. 6강과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KGC를 상대한 팀들은 이 둘을 잡기 위해 애썼지만 실패했다. SK의 선택은 달랐다. 이들을 봉쇄하기 위한 선수 구성을 하지 않았다. 수비에서 적극적으로 ‘바꿔 맡기’를 결정했다. 워낙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기에 줘야 할 점수는 주겠다는 뜻이었다. 그 대신 SK는 공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 선택이 적중했다. SK는 홈 1·2차전에서 평균 93.5점을 뽑아 화력으로 KGC를 제압했다.
●2쿼터까지 대등하면 이긴다
SK 전희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 앞서 매 경기 1·2쿼터 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유가 있다. 정규리그에서 KGC에 1승5패로 고전한 이유가 매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에 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선 2쿼터까지 대등하게만 싸우면 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SK는 1·2쿼터에 선수들을 번갈아 기용하며 상대의 체력을 고갈시키는 전략을 폈다. 공격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공수에서 KGC 선수들을 많이 움직이게 만들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이런 전략이 2차전까지는 제대로 먹혔다. KGC 선수들은 1·2차전에서 모두 3쿼터 이후 확실히 에너지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높이’와 ‘스피드’ 다 잡은 SK
전 감독이 또 하나 주목한 포인트는 높이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이겨야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간다고 봤다. KGC에는 문성곤, 오세근 등 공격과 수비리바운드가 좋은 선수들이 있다. SK는 1차전 리바운드 싸움에선 밀렸다. 2차전에서도 KGC보다 리바운드 2개를 더 잡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높이의 위용은 블로킹에서 확인된다. 1차전 7개, 2차전 9개의 블로킹을 해냈다. 상대의 기세를 꺾는 데는 블로킹의 효과가 더 컸다. SK는 스피드 경쟁에서도 절대우세다. 1차전에선 10번의 속공을 득점으로 연결했고, 2차전에선 스피드를 더 올려 16번의 속공 득점을 쌓았다. KGC는 SK의 스피드를 전혀 감당하지 못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