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의 2022∼2023시즌 초반 상승세에는 KGC에서 FA로 데려온 슈터 전성현(왼쪽)의 공이 크다.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34분여를 뛰며 19.8점을 올린 그는 과감한 야투 시도로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 | KBL
그 중심에는 슈터 전성현(31)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계약기간 4년, 보수총액 7억5000만 원의 조건에 안양 KGC에서 캐롯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캐롯 구단은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슈터로서 다득점이 가능한 전성현과 KGC 시절 오랫동안 사제지간이었던 김 감독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KGC 김상식 감독 등 캐롯과 맞붙은 구단들의 사령탑들은 어김없이 전성현을 경계대상 1순위로 지목했다. 전성현은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며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전성현은 올 시즌 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34분4초를 뛰며 19.8점을 뽑았다. 2019~2020시즌(11.8점)부터 2021~2022시즌(15.4점)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평균득점을 기록했는데, 초반이긴 해도 올 시즌의 득점 페이스는 남다르다.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결정적 3점포로 팀 승리를 이끈 25일 전주 KCC와 원정경기에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0점을 올리기도 했다.
승부처에서 터지는 3점포는 팀 분위기를 180도 바꿀 수 있다. 확실한 외곽 슈터의 존재가 소중한 이유다. 전성현은 그 역할을 완벽히 해내고 있다. 데뷔 초에는 “슛 이외의 요소들은 보완할 게 많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꾸준한 노력을 통해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도 거침없이 3점슛을 시도하고, 여의치 않을 때는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준다. 올 시즌 어시스트도 평균 3.3개로 종전보다 늘었다.
고양 캐롯 전성현. 사진제공 | KBL
전성현이 가세한 덕분에 팀 공격도 한층 살아나고 있다. 이승현(KCC)의 이적으로 전력약화가 우려됐지만, 2021~2022시즌(당시 오리온) 79점이던 팀 평균득점은 오히려 82.8점으로 상승했다. 수비에선 80.1점이던 평균실점이 81.3점으로 다소 올라갔지만, 플러스(+) 1.5점의 득실 마진을 유지하고 있기에 괜찮다. 전성현도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인 1.3스틸을 기록하는 등 수비에도 적지 않은 힘을 보태고 있다. “쉽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김 감독의 계획에도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