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키즈’오지영은누구?…지독한‘연습벌레’

입력 2009-05-1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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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웨지2개월이면닳아못써
오지영(21·에머슨퍼시픽)이 ‘박세리 키즈’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오지영이 18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총상금 100만 달러)에서 L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오지영은 박세리(32)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던 1998년 아버지를 따라 골프장에 다니다 골프를 시작했다. 경기 안성초등학교 4학년 때 일이다. 외환 위기 때문에 아버지 오현근 씨의 사업이 힘들어졌고 어머니 태수윤 씨는 가사 도우미를 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오지영은 골프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았고 주니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2001년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21·SK텔레콤)와 함께 용인 죽전중 1학년을 같이 보냈고, 죽전고로 진학했다. 이후 남해 해성고로 전학을 간 뒤 후원사인 에머슨퍼시픽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지영은 2006년 미국 IMG 골프아카데미에서 샷을 가다듬었고 플로리다 6개 아마추어 대회를 휩쓰는 기량을 떨쳤다. 그 기간 오지영은 샌드웨지가 2개월 만에 닳아 못쓸 정도로 연습을 했다. 다른 선수들이 연습장을 차량으로 이동할 때 홀로 자전거에 골프채 가방을 싣고 이동했다. 노력의 결과는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9위로 프로에 데뷔(2007년)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프로 데뷔 초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고배를 마시면서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톱10’에 두 차례 진입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스테이트팜클래식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뒷심부족’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하게 떼어냈다.

드라이버 샷은 평균 240∼250야드에 불과하지만 아이언 샷과 우드 샷이 뛰어나고, 쇼트 게임이 장점이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거둔 2승을 모두 88년생 용띠 자매가 장식했다.

지난 3월 신지애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우승 한 지 두 달 만에 오지영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박세리 키즈’의 전성시대를 알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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