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홀 1m 퍼트에서 갈린 운명’, 디섐보는 웃고 매킬로이는 울었다

입력 2024-06-17 1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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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가 18번 홀에서 멋진 벙커 샷에 이어 1m 파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파인허스트(미 노스캐롤라이나주) | AP뉴시스

브라이슨 디섐보가 18번 홀에서 멋진 벙커 샷에 이어 1m 파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파인허스트(미 노스캐롤라이나주) | AP뉴시스


약간의 시차를 둔 18번(파4) 홀 1m 파 퍼트. 실패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지만, 성공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4년 만에 패권 탈환 기쁨을 누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 소속 디섐보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CC(파70)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제124회 US오픈’(총상금 2150만 달러‧296억8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로 1타를 잃었다. 하지만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버디 5개, 보기 1개를 적어낸 매킬로이(5언더파)를 단 1타 차로 따돌리고 메이저대회 역대 최고액인 430만 달러(58억8000만 원)의 우승상금을 손에 넣었다.

둘의 희비는 18번 홀에서 갈렸다. 합계 6언더파 공동 선두였던 앞 조 매킬로이는 세 번째 샷을 홀컵 1m 옆에 붙였지만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을 극복하지 못하고 보기를 적어낸 반면, 챔피언조 디섐보는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핀 1m 옆에 세운 뒤 멋진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포효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020년 US오픈을 포함해 8승을 거두고 2022년 LIV 골프로 이적한 디섐보는 4년 만에 패권을 탈환하며 통산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지난해 LIV 2승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생애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23년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브룩스 켑카(미국) 이후 LIV 골프 선수로는 두 번째 메이저 챔프가 됐다.

2011년 이후 13년 만의 US오픈 패권과 2014년 PGA 챔피언십 이후 10년 만의 메이저 트로피 수집에 도전했던 매킬로이는 16번(파4) 홀 60㎝ 파 퍼트에 이어 18번 홀에서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수 있는 1m 퍼트를 놓친게 뼈 아팠다. 지난해에도 윈덤 클라크(미국)에게 1타 차로 우승을 내줬던 매킬로이는 2년 연속 1타 차 준우승의 아쉬움을 곱씹어야했다.

디섐보는 우승 확정 후 “페인 스튜어트가 여기 있었다”고 외치며 자신이 존경했던 스튜어트를 소환했다. 1999년 파인허스트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승한 스튜어트는 그 해 10월 비행기 추락사고로 42세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수많은 봉사 활동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튜어트를 기리기 위해 PGA 투어는 사회 공헌을 많이 한 선수에게 ‘페인 스튜어트’ 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패트릭 캔틀레이와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가 나란히 합계 4언더파 공동 3위에 자리했고, 매튜 파봉(프랑스)이 3언더파 5위로 뒤를 이었다. 올 시즌 마스터스를 포함해 5승을 올린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8오버파 공동 41위에 그쳤다.

김주형은 6타를 잃고 합계 6오버파 공동 26위로 밀렸고 김시우가 7오버파 공동 32위, 김성현이 12오버파 공동 56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US 오픈 종료 직후 발표된 주간 세계랭킹에서 김주형과 안병훈은 각각 26, 27위를 차지해 임성재(34위)와 김시우(46위)를 따돌리고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남자골프 출전권을 획득했다. 김주형은 첫 올림픽, 안병훈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은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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