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김 전 감독은 때때로 SK를 향해 날선 비난을 가했다. 따지고 보면 떠난 감독과 구단의 문제였지만, 그 사이에 낀 새 감독은 보호받지 못했다. 링을 떠나서 공격하는 사람은 대선배로, 오랜 기간 한국야구계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던 원로 감독이다. 반면 이 감독은 오랫동안 한국야구계를 떠났다가 복귀했다. 자신이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 원군이 많지 않다. 올바른 판단을 하고 세간의 이야기를 정확히 전해줄 사람도 드물다. 외로울 수밖에 없다.
시즌 도중 SK가 부진에 빠지자 여러 말이 흘러 나왔다. 베테랑 선수들이 이 감독을 거부한다는 소문도 들렸다. 이 감독의 솔직한 화법과 큰 제스처를 놓고도 불평이 나왔다. 큰 제스처가 정말 눈에 거슬리는지, 감독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인지에 대해선 서로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하여튼 ‘인간 이만수’는 여기저기서 외톨이가 됐다.
구단도 이 감독을 전폭적으로 보호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만일 전임 감독 때였더라면 올해 구단은 어떤 조치를 취했을까. 방송도 그의 편은 아니었다. 어느 케이블방송이 시즌 도중 이 감독의 뇌구조를 해부한다며 내보낸 내용은 문제투성이였다. ‘감독 이만수’에 대한 존경과 배려는 보이지 않았다. ‘만일 이만수가 아닌 다른 감독이었다면 이렇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2일 잠실 SK-LG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날 덕아웃에 김성근 감독이나 김응룡 감독이 앉아있었다면 어땠을까.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