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감독 1500승, 후배들이 보내는 존경

입력 2013-08-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1500승? 그게 뭐 중요해. 괜히 팀에 폐만 끼친 것 같아 미안해. 1500승을 내일 1승이랑 바꾸고 싶어.”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4일 마산 NC전에서 4-2로 승리하며 한국프로야구 최초 1500승을 달성한 사령탑이 됐다. 그러나 대기록이 완성된 날, 노장감독은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프로는 과거의 성적을 잊고 올해 성적만 보는데 팀이 안 좋아서…”라며 오히려 손사래만 쳤다. 그래도 후배들은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운 김 감독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NC 김경문 감독은 5일 “평생 깨지지 않을 대기록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500승도 힘든데 1500승을 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며 “후배 감독으로서 팀 상황이 좋지 않아 1500승이라는 대기록이 빛을 많이 보지 못하는 게 안타까운데 어떤 누구도 깨기 어려운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1500승은 정규시즌 우승권이라 할 수 있는 75승을 20년 동안 기록해야 도달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김 감독과 80∼90년대 해태왕조를 함께 이끌었던 이강철 현 넥센 투수코치도 축하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코치는 “해태 시절에는 감독님과 대화를 하면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무뚝뚝하셨다”며 “그래도 내가 해태에서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했을 때 감독님이 악수를 청하셨다.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다. 그렇게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속으로 정이 많은 분이셨다. 1500승을 달성하신 것 정말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해태 시절 사제간으로 만나 올해 한화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함께 뛰고 있는 이종범 작전코치 역시 “감독님은 나에게 한 없이 좋은 감독이셨다. 원래 제 역할을 하는 선수들에게 크게 뭐라고 하지 않으신다. 나를 믿어주고 묵묵하게 뒤에서 서포터해주신 분이다. 요즘 팀이 좋지 않아서 여유가 없으신 게 안타깝지만 훌륭한 감독님이다. 1500승을 달성하시는데 내가 함께 자리에 있다는 게 영광”이라며 웃었다.

창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