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종욱(뒤)은 ‘가을 사나이’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타율 0.357을 기록했다. 두산이 올해 준PO에서 반전을 꾀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공격의 첨병인 이종욱의 출루가 절실하다. 이종욱이 9일 목동에서 열린 준PO 2차전 9회초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목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가을에, 잠실서 강한 이종욱 ‘빠른 발’ 기대
‘돌격대장’인 리드오프의 중요성은 에이스가 등판하는 중요한 일전, 포스트시즌에서 훨씬 더 높아진다. 두산은 2000년대 후반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거의 매년 정상에 도전한 강팀이다. 그 중심에는 ‘국가대표 1번타자’ 이종욱(33)이 있었다.
이종욱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42경기에 출장해 168타수에서 60안타를 때리며 0.357의 고감도 타격을 자랑했다. 4사구(24개)가 삼진(22개)보다 많았고, 1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사이 실패는 2개뿐이었다. 통산 득점도 무려 35점에 이른다. 가을에 강한 ‘진짜 리드오프’가 바로 이종욱이었다. 특히 2007년과 2008년 플레이오프(PO), 2010년과 2012년 준PO에선 5할 이상 타율을 기록했다. 준PO 통산 타율은 자그마치 0.413이었다.
게다가 이종욱이 있었기에 두산의 강력한 무기인 ‘발야구’ 또한 가을에 빛을 발했다. 그만큼 넥센과 올해 준PO에서도 이종욱의 활약이 절실했다. 특히 1·2차전에서 모두 끝내기안타를 맞고 패한 터라 두산이 리버스 스윕에 성공하기 위해선 3차전 이후 이종욱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이종욱은 8일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다행히 9일 2차전에선 좌완 밴 헤켄이 선발 등판했지만 1회초부터 중전안타를 뽑았다. 9회초에도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손승락의 송구 실책을 틈타 득점까지 올렸다.
3·4차전이 열리는 홈구장 잠실에선 더 희망적이다. 이종욱은 올 시즌 넥센과 잠실에서 치른 정규시즌 8경기에서 23타수 10안타(타율 0.435)의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도 1개가 있었고, 8득점을 올렸다. 출루율도 0.519로 가공할 수준이었다. 빠른 발을 살려 2루타도 3개나 만들었다. 비록 두산이 목동에선 연패를 당했지만, 3·4차전이 열리는 잠실은 장타력보다는 기동력이 더 발휘되어야 하는 구장이다. 그리고 두산에는 목동(정규시즌 8경기·타율 0.290·1홈런·4득점·2도루)보다 잠실에서 훨씬 강했던 이종욱이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