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투수코치는 마음을 움직이는 섬세한 스킨십으로 LG 마운드를 변화시켰다. 스포츠동아DB
#차 코치는 8년 이상 일기를 써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트 맨 앞장은 ‘잊지 말자! 2001년 11월 26일’로 늘 시작합니다. 바로 그 날이 투수 차명석이 LG에서 방출당한 날입니다. 당시 LG는 다른 팀이 차명석을 데려갈까봐 방출시기를 그렇게 늦췄고, 이 탓에 그대로 은퇴를 해야 했죠. 그런 아픔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나태해질 때마다 그날을 기억합니다.
#차 코치와 대화를 나누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부터 최신 신문기사에 이르기까지 화제가 무궁무진합니다. 좋은 기사가 발견되면 스크랩을 해놓고, 읽고 또 읽는 습관 덕분입니다. 투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내려면 야구만 알아선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LG는 지난해 팀 방어율 7위(4.02)에서 올해 1위(3.67)로 반전을 이뤄냈습니다. 볼넷도 420개로 삼성보다 불과 9개 많은 2위였습니다. LG는 두산과의 PO에서 패배를 감수하고도 류제국을 4차전에 투입하지 않는 어려운 결단을 내렸죠. ‘가르치기 이전에 받아들일 마음을 얻겠다’는 차 코치의 접근법이 LG 마운드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