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장거리에 최적화된 강한 근지구력 자랑
173cm 큰 키에도 낮게 유지하는 자세
실수 연연않고 다음 경기 준비 의연함
1000m와 3000m 계주 금빛 질주 기대
‘안정적 자세와 뛰어난 근지구력, 그리고 차분한 성격.’ 전문가들이 꼽은 심석희(17·세화여고)의 장점이다. 그녀는 15일(한국시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가 여유롭게 레이스를 펼쳤지만, 마지막 2바퀴를 남겨두고 조우양(중국)에게 추월당하며 아깝게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래도 열일곱 살 선수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며 첫 단추를 잘 채웠다. 이날 경험을 바탕으로 남은 여자 1000m(22일)와 3000m 계주(18일)에서 금메달을 따기를 기대해본다.
● 근지구력과 안정적 자세 장점
심석희는 키가 173cm로 쇼트트랙선수로선 크다. 그러나 스타트만 봐도 다른 선수들보다 자세가 낮다. 윤재명 남녀쇼트트랙대표팀 총감독은 “(심)석희는 누가 봐도 안정적이다. 키가 크지만 스케이팅 자세는 다른 선수들보다 낮기 때문에 흔들림이 적다.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지구력은 타고 났다. 1000m와 1500m, 3000m 계주와 같은 장거리에서 강하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 윤 감독도 심석희의 장점으로 “근지구력”을 꼽았다. 그는 “근지구력이 강하기 때문에 장거리에 강하다.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 실수 잊고 레이스 집중하는 성격
김동성 KBS 해설위원은 심석희에 대해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쇼트트랙에는 변수가 많다. 당일 컨디션과 빙질, 상대 선수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하고 집중해야 한다. 쇼트트랙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강한 멘탈일지 모른다. 심석희는 아직 열일곱밖에 되지 않았지만 승부욕이 대단하다. 평소 말수도 적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운동선수가 자기가 맡은 종목에서 더 잘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고 당차게 말한다. 김 위원은 “예선과 준결승에서 작은 실수가 나올 수 있다. 전날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다음 경기를 망치는 선수들이 있는데, 심석희는 이미 일어난 일은 잊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는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다”고 귀띔했다. 타고난 신체능력과 빼어난 기술, 그리고 강한 정신력까지 3박자가 잘 어우러진 심석희에게는 아직 2번의 기회가 남아있다.
소치|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