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수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진루타율 5할 육박 ‘타의 추종 불허’
올 시즌 극심한 ‘타고투저’의 시즌을 맞아 팀타율 3할에 육박하는 팀들도 많다. 넥센(0.298), 두산(0.298), NC(0.296)도 2할9푼대 후반이다. 팀타율 3할을 넘었느냐, 못 넘었느냐의 상징적 의미는 있겠지만 다른 팀들도 삼성과 큰 격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남은 시즌의 결과에 따라 팀타율은 얼마든지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삼성이 진짜 무서운 것은 어쩌면 팀타율 3할보다 진루타율인지 모른다. 야구는 ‘출루’와 ‘진루’의 게임이다. 공격팀은 한 베이스라도 더 가기 위해 기를 쓰고, 수비팀은 한 베이스를 더 막기 위해 용을 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삼성 타자들만큼 ‘팀 타격’을 잘 하는 팀도 없다. 일반적인 지표로는 확인하기 쉽지 않은 진루타율이 그 증거다.
삼성의 진루타율은 무려 0.490으로 압도적인 1위다. 올 시즌 주자가 있을 때 총 1686차례 타격을 했는데, 주자가 진루에 성공한 것은 826차례에 이른다. 거의 5할에 육박한다. NC(0.461)와 넥센(0.453) 역시 높은 진루타율을 자랑하지만 삼성과 격차가 꽤 크다. 진루타율이 높다는 것은 타자가 안타든, 범타든 어떤 식으로든 선행주자를 홈에 가깝게 잘 이동시킨다는 의미다. 삼성은 게다가 올 시즌 팀도루 1위(112개)다. 발로, 타격으로 주자들이 득점권으로 쉽게 이동하니 삼성의 득점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두산은 팀타율은 2위지만 진루타율은 0.444로 6위다. 롯데는 팀타율 0.290으로 준수하지만 진루타율은 0.435로 7위다. KIA는 팀타율 0.292로 4위지만 진루타율은 0.435로 8위에 그치고 있다. 한화는 팀타율 0.286으로 8위인데, 진루타율은 0.418로 최하위다. 결과적으로 이 팀들은 효율적인 득점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 병살타와 최고 득점권타율 ‘화룡정점’
삼성은 또한 병살타 부문에서 9개 구단 중 가장 적다. 93경기를 치르면서 60개의 병살타만 기록했다. 가장 많은 한화(94개)보다 무려 34개나 적고, LG(89개) 넥센(82개)에 비해서도 훨씬 적다. 물론 병살타 순위가 팀 공격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병살타가 효율적인 진루에 방해가 되는 지표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최소 병살타와 최고 진루타율로 득점 가능성을 높이는 삼성은 최고의 득점권타율로 방점을 찍는다. 한마디로 화룡점정이다. 삼성은 올 시즌 0.325의 득점권타율로 9개 구단 중 가장 응집력 높은 타격을 하고 있다. 팀타율에 비해 무려 2푼2리가 높은 득점권타율이다. 찬스에서 더 강하다는 의미다. 2위 NC도 팀타율(0.296)보다 1푼 이상 높은 득점권타율(0.308)을 자랑하지만 삼성에 비할 바는 아니다. 삼성 김성래 수석코치는 “우리 타자들은 득점권만 되면 눈이 벌개진다”며 혀를 내둘렀고, 채태인은 “주자는 다 연봉으로 보인다”며 웃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했다. 삼성은 최근 3년 연속 통합우승을 하면서 타자들이 이기는 방법을 체득했다. 팀타율 3할도 공포의 대상이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팀에서 필요한 타격을 하기 때문에 상대로선 더 힘겨울 수밖에 없다. 알아서 하는 게 더 무섭다. 잘 치고(팀타율 1위), 잘 보내고(진루타율 1위), 잘 쓸어담으니(득점권타율 1위)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주자 있을 시 진루타율 순위(11일 현재)
1. 삼성 0.490(타격횟수 1686/진루성공 826)
2. NC 0.461(타격횟수 1702/진루성공 785)
3. 넥센 0.453(타격횟수 1749/진루성공 793)
4. LG 0.451(타격횟수 1720/진루성공 776)
5. SK 0.445(타격횟수 1689/진루성공 752)
6. 두산 0.444(타격횟수 1642/진루성공 729)
7. 롯데 0.435(타격횟수 1803/진루성공 785)
8. KIA 0.435(타격횟수 1751/진루성공 762)
9. 한화 0.418(타격횟수 1753/진루성공 732)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