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SK행복드림구장 빅보드. 스포츠동아DB
돔구장 운영팀장 “시즌 후 개선 검토”
전광판에는 야구경기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전광판을 통해 경기의 흐름을 읽는다. 팬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광판의 가독성을 높여야 한다.
고척스카이돔이 공식 개장한 지난해 11월4일부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은 부분도 바로 전광판이었다. 가로 22.40m·세로 7.68m로 크기가 작은 데다 공간이 적어 글자의 크기를 줄이는 바람에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컸다. SK의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세계 최대 크기의 전광판인 빅보드(가로 63.398m·세로 17.962m)가 설치된 터라 고척돔의 작은 전광판은 더 초라해졌다. 게다가 가독성까지 떨어지니 혹평이 그치질 않았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돔구장운영처 김명진 운영팀장도 최근 “전광판이 유일한 과제”라고 털어놓았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받은 고척돔 천장의 철골 구조물과 조명 등은 선수들의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전광판은 당장 뜯어고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시도 고척돔에서 2017년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유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김 팀장은 “일단 한 시즌을 치른 뒤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WBC 1라운드를 유치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광판이 작아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들이 지난달 9∼12일 일본 도쿄돔과 나고야돔을 방문했을 때도 전광판을 유심히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정규시즌에 앞서 전광판의 가독성을 높이는 작업을 했다. 넥센 구단과 협력해 전광판의 해상도에 맞는 최적의 이미지를 찾았다. 선수가 등장하기에 앞서 표출되는 영상도 팬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바탕화면 색상을 단순화해 가독성을 향상했다”며 “타순이나 이닝 등 단순 정보는 문자 크기를 축소해 공간을 확보했다. 그러면서 선수의 이름과 같은 정보는 문자 크기를 확대하고 간격도 벌렸다. 타율, 투구수 등 기록 정보에 대한 문자 크기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전광판 사용료도 대관료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넥센은 매 경기 50만원의 전광판 사용료를 지불한다. 콘서트 등 문화행사 시에는 사용료가 200만원으로 껑충 뛴다. 프러포즈 등 개인 이벤트를 위해서도 전광판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경우 30분당 사용료가 평일 20만원·휴일 40만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