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 티띠꾼이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우승 상금 400만 달러를 획득, 상금왕을 차지하며 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 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네이플스(미 플로리다주) | AP뉴시스
지노 티띠꾼(태국)이 마지막 두 개 홀에서 3타를 줄이는 대역전극으로 여자골프 사상 최고 우승상금 400만 달러(56억2000만 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데뷔 첫 우승에 도전했던 안나린은 공동 5위에 만족해야했다.
티띠꾼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4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 달러‧154억6000만 원)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올라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16번 홀까지 선두 에인절 인(미국)에게 2타 뒤졌으나 17번(파5) 홀에서 4m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동타를 만든 뒤 18번(파4) 홀에서 세컨 샷을 약 1.5m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아 1타 차 짜릿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2022년 2승을 거두고 신인왕에 오르고 지난해 평균타수 1위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를 차지했던 티띠꾼은 올 6월 인뤄닝(중국)과 짝을 이뤄 출전한 다우 챔피언십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수집하며 시즌 2승, 통산 4승을 수확했다. 직전 대회까지 시즌 상금 7위에 그쳤지만 여자골프 사상 최고액인 40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보태 605만9309 달러를 기록하며 상금왕 영광도 안았다. LPGA 투어에서 시즌 상금 600만 달러 돌파는 티띠꾼이 처음. 종전 최다 기록은 2007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436만 달러였다.
엄지 부상을 안고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했던 티띠군은 시즌 중반 등록명을 아타야에서 별명인 지노로 바꾼 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마지막 대회까지 최근 7연속 톱10을 기록하며 AON 리스크 어워드 1위로 보너스 상금 100만 달러도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에인절 인은 17번 홀에서 티띠꾼의 이글 성공 후 1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놓치며 땅을 쳤다.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잡아 ‘데일리 베스트’인 9언더파를 몰아친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합계 17언더파 3위를 차지했고 인뤄닝이 16언더파 4위로 뒤를 이었다.
2022년 투어 입문 후 첫 우승에 도전했던 안나린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고 합계 15언더파를 쳐 올해의 선수상을 조기확정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함께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1라운드 공동 선두, 2라운드 공동 2위, 3라운드 공동 4위에 랭크됐던 안나린은 뒷심 부족이 못내 아쉬웠다. 공동 5위 상금은 22만7500달러.
디펜딩 챔피언 양희영은 6타를 줄이고 최혜진, 후루에 아야카(일본) 등과 합계 13언더파 공동 8위에 올랐고, 2020년과 2021년 이 대회 우승자 고진영은 합계 12언더파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각각 평균타수 1위, 신인왕에 도전했던 유해란과 임진희는 모두 2위에 그쳤다. 유해란은 합계 6언더파 공동 35위로 평균 70.00타를 기록, 69.99타를 마크한 후루에에 0.01타 차로 베어 트로피를 넘겨줬다. 임진희는 4언더파 공동 42위에 머물러 8언더파 공동 25위를 차지한 사이고 마오(일본)에게 신인왕 영광을 빼앗겼다.
양희영(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유해란(9월 FM 챔피언십), 김아림(11월 롯데 챔피언십)이 시즌 3승을 합작한 한국 여자골프는 2011년 3승 이후 13년 만에 시즌 최소 승수라는 아쉬운 성적표로 한 해를 마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