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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러나 안지만 계약해지로 황금세대 붕괴
2004시즌을 앞두고 당시 김응룡 삼성 감독은 복수의 구단에서 감독 제의를 받고 있던 애 제자 선동열 당시 KBO 홍보위원에게 수석코치를 제안한다.
김응룡 감독은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삼성의 한을 풀었지만 200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신인 사령탑 조범현 감독이 이끈 SK에 패해 탈락했고 팀의 간판 이승엽이 해외로 진출하며 새로운 변화와 쇄신을 택했다. 그 중심은 선동열 수석코치였다.
김응룡 감독은 선동열 수석코치에게 마운드 운영 전권을 맡겼다. 훗날 선동열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일본프로야구는 정규시즌 우승을 더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한국은 아무리 정규시즌에서 잘 해도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 성적이 나지 않으면 실패로 여긴다. 과거 수 많은 사례를 분석하면서 역시 단기전은 투수 전력에서 갈린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특히 불펜진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판단, 삼성에서 불펜전력 구축에 전력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2004년 이후 2015년까지 삼성 불펜은 언제나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2011년부터 삼성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은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를 영리하게 계승했다. 그리고 자신의 수비 철학, 타선의 구축을 더해 완벽하게 KBO리그를 지배했다.
그러나 2016년 여름, 삼성의 지키는 야구는 이제 완전히 붕괴됐다. 2012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 7회까지 리드 시 145경기 144승 1무라는 믿어지지 않는 기록을 세웠던 팀이지만 안지만을 끝으로 영광의 시대의 주역은 거의 남지 않았다. 심창민만이 남아 팀이 앞서는 날 마운드에서 혼신을 다하고 있는 상태다.
21일까지 삼성 불펜 방어율은 5.63으로 리그 전체 9위다. 그동안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부분은 지난해까지 KBO 초특급 불펜투수로 꼽혔던 안지만의 부활이었다. 그러나 21일 불법해외 원정도박 및 인터넷불법도박 사이트 개설 혐의로 기소돼 삼성은 계약해지로 완전 결별을 선택했다.
류중일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야구경기는 매일 계속된다. 지금은 특별히 정해진 필승조가 없다. 장필준, 김대우에게 기대를 건다. 매일 그 상황에 맞는 컨디션 좋은 투수를 기용할 수밖에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