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태양(26)이 비록 연승 행진이 끊겼지만, 희망투를 이어갔다. 이태양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을 던지며 6안타 2볼넷 3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팀이 2-3으로 패하면서 최근 3연승 행진을 마감하고 시즌 6패(3승)째를 떠안았지만 꾸준히 자신의 페이스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는 점은 수확이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7월28일 대전 SK전(6.1이닝 2실점)부터는 한번도 대량실점을 하거나 조기강판하지 않았다. 다음 등판인 이달 3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고, 9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5.2이닝 3실점으로 시즌 3승을 올렸다. 그리고 14일 광주 KIA전에서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6이닝 1실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이날까지 최근 5경기에 보여준 모습은 안정감 그 자체였다. 이제 그가 등판하는 날은 불안감보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난해 4월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재활훈련을 이어온 이태양은 올 시즌 첫 등판인 4월23일 잠실 두산전부터 7월23일 사직 롯데전까지 13경기에 등판(선발 12경기 포함)해 승리 없이 5패만 기록했다. 총 40이닝을 던지면서 35실점(32자책점)으로 방어율 7.20. 그 중 퀄리티스타트는 딱 1차례(7월9일 대전 삼성전 6.1이닝 1실점)뿐이었다. 그러나 7월28일 이후 5경기에서는 방어율 2.57을 기록 중이다. 기록적으로도 이제 신뢰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이날 LG전에서 투구수 80개 중 직구 45개에 포크볼 27개, 슬라이더 5개, 커브 3개를 던졌는데, 직구 최고구속은 143㎞가 나왔다.
이태양은 이날 등판에 앞서 “수술 후 구속이 나오지 않았는데,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전반기까지는 갈수록 공에 힘이 떨어졌는데, 이제 5회를 지나서도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없다. 직구에 힘이 있으니 변화구도 살게 되고, 타자와 승부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스스로를 분석했다.
수술 이전 직구 구속이 시속 147~148㎞ 정도였는데, 그는 “올해는 일단 이 정도만 나와도 괜찮다. 구속에는 이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앞으로 자연스럽게 더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변화구 중에서도 최근 포크볼 비율을 높이고 있다. 이날도 포크볼 비율이 33.8%로 3개 중 1개꼴로 던졌다. 이태양은 자신의 포크볼 그립을 보여주며 “포크볼이라고는 하지만 손가락(검지와 중지)을 많이 벌리지 않는다. 그래서 던지는 데 힘이 들지도 않고 스트라이크와 볼로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을 만큼 컨트롤도 잘 된다”고 설명했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완전히 끼우는 포크볼이라기보다는 반포크볼, 즉 스플리터에 가까웠다.
이태양으로서는 이날 LG전에서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한 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겠지만 계속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이제 수술 부위가 아프지 않다”는 말에서 더 희망적이다. 선발 마운드가 사실상 붕괴돼 있는 한화가 앞으로, 그리고 내년 시즌 이후를 생각한다면 에이스로 자리를 잡아가는 이태양이 반갑기만 하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