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오수호.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 오수호는 2009년 롯데에 1차 지명을 받았던 고교 최고 유망주 투수였다. 당시 그의 이름은 오병일. 그러나 고3 때 어깨를 다치면서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2009년 9경기서 1패 방어율 9.69를 기록한 게 그의 유일한 1군 기록이다. 2011년 사상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SK로 이적했으나,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하고 팀에 돌아온 뒤 아직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4년 가까이 재활만 하고 있는 상황, 누구보다 답답한 건 본인이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종료 후 일본 가고시마에서 펼쳐진 유망주 캠프에 합류했다.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전력이 될 선수들을 점검하는 자리에 당당히 함께 하면서 새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오수호는 “그동안 재활만 하느라 재활 캠프 외에 다른 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아픈 곳 없이 야구하고 있다는 게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아픈 곳 없이 끝까지 캠프를 소화하고 마무리를 잘 하는 게 목표다. 내년엔 1군에 진입해보는 게 목표다. 1군에서도 안 아프고 오래 던질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나긴 재활의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오수호는 ‘1군’이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보고 4년 가까운 시간을 버텨오고 있다. 그는 “4년 동안 거의 재활만 해왔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야구를 그만두기 전에 1군에서 꼭 한 번 더 뛰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SK 오수호.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고교 시절 1차지명을 받았던 유망주, 오수호에겐 그만한 장점이 있다. SK도 재활군에 머문 그를 계속 기다려왔다. 스스로 장점을 묻자 오수호는 “내 장점은 묵직한 공이다. 장점인 묵직한 공을 살리면서도 좋은 제구력을 갖추기 위해 신경 써서 연습하고 있다”고 답했다.
SK에서 친한 선수는 누가 있을까. 그는 “(서)진용이는 고향이 부산이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다. SK에서도 같이 재활을 하며 밥도 자주 먹고 항상 곁에서 위로되는 말도 많이 해줬다. 이번에 SK에 입단하게 된 (김)성민이와도 한국에서부터 서로 성격도 잘 맞아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1군 무대, 누구보다 간절하게 캠프에 임하고 있다. 오수호는 “내년에는 꼭 바람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그 시발점이 되는 캠프인 만큼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탤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