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앞)이 25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을 끝낸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26일 귀국한 한 감독은 “새로운 이름들이 머릿속을 채웠다”며 의미 있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한화 한용덕(52) 감독의 목소리에는 복잡한 감정이 섞여있었다.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치른 마무리캠프를 통해 얻은 수확에 기뻐하면서도,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화 선수단은 1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 일정을 마치고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 감독은 5일부터 캠프지에 합류해 동분서주하며 선수 파악에 주력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주전급 전력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 이번 캠프는 한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한화가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단계였다. 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가능성을 보여줘 기대가 크다”고 운을 뗐다.
한 감독이 이번 캠프에서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소통과 배려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편안하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을 정착하기 위해 애썼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강조하면서도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한 중고참급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놓지 않았다. 한 감독이 “특별히 눈에 띄었던 선수를 꼽으면, 내가 언급하지 않은 선수들이 마음 아파할 것”이라고 양해를 구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감독이 솔선수범해 소통과 배려를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 감독은 캠프지에 합류하자마자 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편안한 분위기로 선수들에게 다가갔고, 선수들도 어렵지 않게 마음을 열었다. 한 감독은 “새로운 이름들이 머릿속을 채웠다”며 “괜찮은 선수들이 여럿 보였다. 이번 캠프에서 얻은 큰 수확 가운데 하나”라고 자신 있게 외쳤다. 이번 캠프를 통해 이름을 알린 외야수 장진혁(24)과 원혁재(22) 등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영건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12월 1일부터 1월 31일은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이 기간에 개인훈련을 떠난다. 한 감독은 “비활동기간에 어떻게 몸을 만드느냐에 따라 2018시즌 성패가 갈린다고 본다”며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완벽한 몸 상태로 2018년 2월 1일부터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돌입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선 기량 향상뿐만 아니라 선수의 의식까지 변화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