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체제…작심하고 금고 연 롯데

입력 2015-12-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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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제공|롯데그룹

올 FA 시장 3일 만에 138억원 풀어
‘짠돌이’서 ‘큰손’ 이미지 변신 노려


롯데가 변했다. ‘짠돌이 구단’의 이미지를 벗고,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3일 만에 총 138억원을 풀었다. 작심한 롯데의 투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FA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최종일인 28일, 그리고 타구단 협상 개시일인 29일, 이튿날인 30일까지. 롯데는 ‘억’ 소리 나는 계약을 쏟아냈다. 납회식이 한창이던 28일 토종 에이스 송승준(35)과 4년 40억원에 계약을 맺고, 팬들 앞에 서서 환호성을 받아냈다. 외부 FA 시장이 개장한 29일에는 윤길현(32)을 4년 38억원에 영입하더니, 이튿날인 30일엔 4년 60억원에 손승락(33)을 데려와 순식간에 셋업맨과 마무리 자리를 채웠다.

그동안 롯데는 FA 시장에서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큰 움직임이 몇 차례 있었다. 2003년 말 외야수 정수근과 사상 최초로 6년 계약을 해 40억6000만원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안겼고, 투수 이상목과도 4년 22억원의 대형계약을 단행했다. 당시 최고액 기록을 정수근이 썼는데 외부영입에 이처럼 많은 돈을 쓴 것도 롯데가 최초였다.

이후 FA 시장에 발도 들이지 않던 롯데는 2008년 말 홍성흔(두산)을 영입하더니 2011년 한꺼번에 돈을 풀었다. SK 왕조를 이끌던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하면서 각각 4년 36억원, 4년 24억원을 투자했다. 8년 만에 또다시 60억원 가량을 푼 것이다.

그러나 두 차례의 투자는 성공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후 2013년 말 강민호의 4년 75억원 잔류나 최준석 영입(4년 35억원) 등이 있었지만, 다소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롯데의 변화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지난해 장원준에게 88억원을 제시했지만 두산의 4년 84억원(발표액) 조건에 밀리면서 일차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폐쇄회로(CC)TV 사찰 이후 새로 부임한 수뇌부는 구단의 현실을 깨닫고 ‘변화’를 천명했다.

여기에 ‘형제의 난’으로 그룹이 어수선했지만, 오히려 지배체제를 강화한 신동빈 회장이 야구단에 ‘적극적 투자’를 약속하면서 실탄도 넉넉해졌다. 면세점 사업권 회수 등 그룹 내 악재가 있었지만, 롯데로서는 야구단을 통한 이미지 회복이 필요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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