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을 택한 류승룡(왼쪽)과 송승헌. 30일 개봉하는 영화 ‘표적’의 류승룡은 누명을 쓰고 쫓기는 전직 비밀요원을 표현하기 위해 근육질 몸을 만들었다. 5월15일 개봉하는 ‘인간중독’의 송승헌은 파격적인 베드신을 펼친다. 사진제공|용필림·아이언팩키지
한국영화 4년 만에 최저 점유율 기록
현빈 ‘역린’ 류승룡 ‘표적’ 30일 개봉
5월 송승헌·6월 장동건 새 영화 선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대결 불가피
빅스타 4인의 ‘맨파워’가 침체된 한국영화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을까.
현빈과 류승룡, 송승헌과 장동건이 이달부터 6월까지 주연 영화를 차례로 내놓는다. 사극과 액션, 멜로까지 다양한 장르를 택한 이들은 대중의 지지와 신뢰에 힘입어 자존심을 건 흥행 대결에 나선다.
이들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점유율 하락으로 다소 가라앉은 한국영화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도 막아내야 하는 ‘책임감’도 따른다.
● 한국영화 점유율 4년 만에 하락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5.8%(영화진흥위원회). 2010년 43.6%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분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50∼60%를 유지해왔지만 다시 40%대로 떨어져 자존심을 구겼다.
관객이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1월 말 ‘변호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3월 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다시 1000만명을 동원했다. 이에 힘입어 1∼2월 총 관객은 4215만명. 하지만 3월 급격히 줄어 1월의 절반 수준인 1240만명에 그쳤다.
관객이 줄면서 한국영화 흥행작도 사라졌다. 1분기 개봉영화 중 ‘수상한 그녀’가 유일한 흥행작이다. 2∼3월에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150만 관객을 넘은 건 ‘우아한 거짓말’ 뿐이다.
● ‘변신’ 택한 4인…대중 지지 힘입어 ‘흥행 킹’ 도전
이런 상황에서 새 시즌 한국영화를 책임질 4인의 선택을 설명할 만한 공통어는 ‘변신’이다.
30일 현빈의 ‘역린’과 류승룡의 ‘표적’이 개봉하는 데 이어 5월15일 송승헌의 ‘인간중독’이 관객을 찾는다. 6월에는 장동건의 ‘우는 남자’가 있다. 이들은 이미지와 연기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변신에 나선다.
해병대 제대 후 복귀작을 심사숙고해온 현빈의 선택은 암살 위협에 시달리는 조선의 젊은 왕 정조. 첫 사극 도전이라는 프리미엄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류승룡의 선택은 첫 액션이다. 누명을 쓰고 쫓기는 전직 비밀요원으로 나선 그는 “살아온 45년 만에 복근을 처음 만들었다”며 “액션영화는 나 자신에게 큰 도전”이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파격 멜로를 택한 송승헌은 처음으로 수위 높은 베드신을 소화했다. ‘음란서생’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과 만남부터 화제다. ‘우는 남자’는 2010년 ‘아저씨’로 새로운 액션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이정범 감독과 장동건의 작업으로 기대를 더한다.
● 스타도 피할 수 없다…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대결
물론 이들 앞에는 흥행을 향한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다. 할리우드 대작들이 예년보다 일찍 개봉하는 탓에 정면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빈과 류승룡은 고정 관객이 두터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상대해야 한다. 이 영화는 ‘역린’, ‘표적’보다 일주일 앞선 23일 개봉해 관객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펼친다. 5∼6월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송승헌은 ‘엑스맨5’(5월22일), 장동건은 ‘트랜스포머4’(6월26일)와 각각 맞붙는다.
치열한 흥행 대결이 예상되지만 충무로에서는 ‘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우는 남자’의 제작 관계자는 “한국영화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수준급 총격 액션을 담았다”며 “액션의 완성도와 드라마의 감동이 관객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