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파이크 “‘진짜사나이’출연은 큰 도전이었다”

입력 2015-07-1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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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는 돈스파이크는 ‘진짜 사나이2’에 출연하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거구이지만 귀엽게 보이는 모습이 애니메이션 ‘슈렉’을 연상시켜 ‘돈슈렉’으로 불린다. 사진제공|뉴타입이엔티·MBC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는 돈스파이크는 ‘진짜 사나이2’에 출연하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거구이지만 귀엽게 보이는 모습이 애니메이션 ‘슈렉’을 연상시켜 ‘돈슈렉’으로 불린다. 사진제공|뉴타입이엔티·MBC

■ ‘예능하는 프로듀서’ 돈스파이크


미국 현지 갱들도 위아래로 쳐다보는 거구
수줍은 말투에 공손하게 행동하는 순둥이
100m도 뛴 적 없는데 유격훈련에 헉헉!
DJ한민과 ‘액소더스’ 결성해 또다른 도전


189cm의 키에 “110kg쯤” 되는 몸무게. 반짝이는 민머리와 거뭇한 수염, 상대를 날카롭게 쳐다보는 눈매. 외모만 보면, 미국 출신 ‘씨 로 그린’이 떠오르는, 거구의 흑인 갱스터 래퍼 같은 포스다. 아직도 인천공항 등을 통해 입국할 때면 외국인 입국심사대로 안내를 받고, 미국에선 현지 갱들이 “위아래로 쳐다보는” 위협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악수를 나누고 나면 ‘순한’ 사람이란 걸 쉽게 알게 된다. 말투는 수줍고, 행동은 늘 공손하다. 12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2’에서 약 5m 높이 통나무다리에 올라 고소공포증에 손을 바르르 떨며 땀을 쏟던 모습은 ‘실제’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스포츠동아를 찾은 돈스파이크(김민수·38). 그는 목이 쉬어 있었다. 낮은 목소리로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힘들더라”며 ‘입대’ 소감을 말했다.

‘진짜 사나이2’에서 소개됐듯, 돈스파이크는 ‘생계유지 곤란’을 사유로 병역 의무를 면제받았다. 애초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지만, 입대를 앞두고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어머니는 간병을 해야 했고, 동생은 너무 어렸다. 가족을 부양할 사람은 자신 밖에 없었다. 군면제 판정 당시엔 “크게 기쁘지도, 실망하지도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남들 다 가는 군대, 안 갔다 온 게 자랑스럽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사나이2’ 출연 요청에 “힘들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 여행 중 ‘진짜 사나이2’ 출연이 확정됐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 수염을 깎고, 가장 튼튼한 안경을 찾아 선글라스와 바꿔 쓰는 것으로 준비를 마쳤다.

‘입대’는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도전이었다. 어려서부터 “100m도 완주해 본 적 없고, 운동화조차 잘 신지 않았던” 그가 유격훈련까지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출연하면서 두 가지만 생각했다. ‘포기하지 말자’와 ‘민폐 끼치지 말자’. 산에 한 번 올라본 적 없는데, 산을 뛰어오르게 되더라. 비록 50m도 못가 헉헉거리긴 했지만.”

돈스파이크는 어린시절 ‘은둔형 외톨이’에 가까웠다. “작고 통통하고, 소심했던” 그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집에서 피아노를 치고, 책을 보며” 혼자 놀기를 좋아했다. 지금도 “아는 사람만 만나고, 사람이 없는 곳에서 캠핑과 낚시를 즐기고” 있다. 고교시절 부모가 재즈 피아노를 배울 것을 권한 것이 연세대 작곡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됐다.

대학생으로 그룹 포지션의 객원 키보디스트로 출연한 뮤직비디오가 ‘프로듀서 돈스파이크’로 이끌었다. 당시 소속사 신인이었던 터보의 2집에 작곡가로 참여했고, 이후 김범수의 1∼4집과 나얼 리메이크 앨범(2005)의 편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서 김범수의 경연곡을 편곡하면서 대표적인 편곡가로 떠올랐다.

“편곡은 혼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희열이 있다. 기존의 옷을 다 벗기고 새로운 옷을 입혀 내보는 일, 아예 옷이 없던 사람에게 옷을 만들어주는 일, 묘한 희열을 느낀다.”

돈스파이크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클럽가에서 유명한 DJ한민과 ‘액소더스’란 이름의 EDM 듀오를 결성해, 음악의 ‘플레이어’로서도 활동에 나서게 됐다.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시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내겐 또 다른 도전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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