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Gettyimages멀티비츠
김민희는 13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되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 참석을 앞두고 있다. 그간 홍 감독과 차기작을 찍고 베를린 영화제도 함께 다녀왔지만 그가 국내 취재진 앞에 서는 것은 스캔들 이후 처음. 다소 파격적인 행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지난해 6월,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불륜설이 제기됐다.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 영화 ‘아가씨’에서 인생 연기를 선보여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던 김민희는 스캔들로 인해 한순간 추락했다. 여기에 홍 감독이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륜설에 힘이 실렸다. 각종 억측과 루머가 난무했지만 두 사람은 인정도 부인도 해명도 하지 않았다.
종적을 감춘 김민희의 근황은 간간이 공개됐다. 그의 일상 혹은 영화 작업 등이 포착됐는데 김민희의 곁에는 항상 홍상수 감독이 있었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함께한 두 사람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이어 지난해 칸영화제 당시 이자벨 위페르와 ‘클레어의 카메라’를 찍었고 올해 초 서울 모처에서 네 번재 작품을 작업했다. 지난달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히 복귀설이 돌았지만 김민희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럼에도 스캔들과 별개로 ‘배우 김민희’는 여전히 높이 평가받았다. 지난해 8월 제16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에서 이현승 감독은 “감독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연기와 영화적 열정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투표했다”면서 “(김)민희야 감독들은 널 사랑한단다”고 지지 의사를 전했다. 불참한 김민희를 대신해 여자 연기상을 대리수상한 임승용 용필름(‘아가씨’ 제작사) 대표 또한 “이 트로피를 꼭 전달해서 감독들이 (김)민희 양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참석 없이도 지난해 연말 제37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 ⓒGettyimages멀티비츠
그런 그가 환하게 웃으며 나타난 곳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김민희는 이곳에서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국 배우 가운데 최초로 은곰상 중 하나인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된 것. 앞서 강수연이 1987년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전도연이 2007영 영화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민희는 수상 당시 “정말 자랑스럽다. 내가 오늘 받은 이 기쁨은 홍상수 감독 덕분이다.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눈물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상식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수상이) 향후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기쁘고 감사하다. 우리 영화가 영화로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그것만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홍상수 감독은 자신에게 질문이 오자 “이 자리는 그녀를 위한 자리”라면서 김민희를 배려했다.
베를린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김민희가 드디어 정면 돌파를 택했다. 금의환향이면 좋겠지만 여전히 대중의 시선은 차갑다. 13일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자간담회는 분명 작품을 위한 행사지만 불륜 관련 질문을 피할 수는 없는 상황. 단 한 번도 입장을 밝힌 적 없는 김민희가 직접 나서는 자리기에 더더욱 불가피하다. 취재 신청 공지 하루만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취재진의 관심도 뜨겁다. 위기이자 기회를 맞은 김민희는 과연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