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너의 결혼식’ 박보영 “연약한 이미지 깨고 싶었다”

입력 2018-08-16 10: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인터뷰] ‘너의 결혼식’ 박보영 “연약한 이미지 깨고 싶었다”

별명까지 ‘보블리(박보영+러블리)’일 정도로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박보영.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영화 ‘너의 결혼식’에서 순정남 우연(김영광)의 첫사랑 승희를 연기했다는 소식에 누군가는 사랑스러움의 결정체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보영은 이 같은 예상을 보기 좋게 깨부쉈다.

‘너의 결혼식’에서는 박보영의 미소보다 정색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쿨하고 까칠한 승희는 공부를 잘하지만 결코 모범생은 아니다. ‘땡땡이’를 밥 먹듯이 하고 19금 멘트도 거침없이 하는 캐릭터. 남모를 가정사 때문에 어두운 면도 있다. 첫사랑 영화 속 까칠한 여주인공은 정석처럼 익숙하지만 박보영이 연기하니 어딘가 신선하다. 이미지 부조화에서 오는 색다른 재미. 이는 박보영이 ‘너의 결혼식’을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였다.

“왜 그렇게 봐주실까 싶었어요. 예전에는 제 이미지를 빨리 깨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쩔 수 없더라고요. 아무리 발버둥 치려도 해도 혼자 애쓰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중이에요. 그래도 연약하지만은 않은, 꼭 다 지켜줘야 하지 않아도 되는 선에서 반항적인 캐릭터를 시도하고 있어요.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의 도봉순과 ‘너의 결혼식’의 승희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실제로도 박보영은 여리고 마냥 귀엽기보다는(외모는 그렇지만) 꽤나 진지하고 강단 있는 성격이었다. 그는 시나리오상 나쁘게 그려진 승희를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투쟁 아닌 투쟁을 벌였다고 털어놨다.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영화 작업을 하다가 그런 건 처음이었어요. 승희가 우연에게 뭔가 미묘하게 나쁜 여지를 주는 대사가 몇몇 있었는데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그게 그렇게 좀 그런가?’라고 하더라고요. 남녀 간에 행동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정말 크다는 것을 느꼈어요. 남자 스태프들은 ‘여자들은 다 그런 거 아니냐’고 했고 여자 스태프들은 ‘보영 씨 말이 맞다’고 갈렸어요. 함께 토론하면서 타협점을 찾아나갔죠. 우연의 시선으로 가는 영화이긴 하지만 ‘승희도 나름 저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구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토론을 가장 장시간 한 신은 절경의 카페에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신. 박보영은 “제일 오랜 시간 스태프들이 배려해줬다”고 털어놨다. 승희와 우연의 수많은 이별 가운데 공원에서 그려지는 이별 장면 또한 ‘눈물 하나’ 때문에 토론했다고도 고백했다. 박보영은 “눈물이 나는데 감독님이 절대 울지 말라고 하더라. ‘왜 울면 안 되냐’고 물어보니 ‘헤어질 때 항상 여자는 매몰찼다’고 했다. 승희도 여자고 사람인데 너무 슬프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짧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여자 시선으로 바라보는 멜로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보영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의 고교시절부터 사회 초년생 시절까지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