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김성근라인업3가지비밀

입력 2008-04-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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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타순‘무법칙의법칙’아하!그렇구나
1.첫째는 테이터 2.지는 조합은 NO 3.고비땐 베테랑 0, 1, 1, 2, 3, 5, 8, 13, 21…. 언뜻 아무 연관 없는 숫자의 나열 같지만 따져보면 일관된 규칙이 작용한다. 앞과 뒤 숫자의 합으로 연결되는 피보나치 수열은 이 법칙 하에서 존재한다. SK 김성근 감독의 타순 조합 역시 일견 종잡을 수 없는 불규칙성을 띠는 듯하다. 상대팀과 투수의 유형에 따라 매일 바뀌는 SK의 타순은 지바 롯데 보비 밸런타인 감독의 ‘히카와리 타선(매일 바뀌는 타선)’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피보나치 수열의 발견처럼 SK의 타순 조합 역시 파고 들어가면 김 감독 나름의 자기 기준이 투영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한국판 ID 야구 SK 타순 조합의 제1원칙은 데이터다. 30일 한화전 선발 라인업만 봐도 좌완 류현진을 겨냥해 우타자 일색으로 타선을 깔았다. 유일한 좌타자는 박재상 하나인데 그 역시 류현진 상대로 7타수 3안타의 데이터를 갖고 있기에 발탁될 수 있었다. 또 류현진 상대로 12타수 7안타(1홈런)인 이재원은 일약 3번타자로 중용됐다. (두 타자는 30일에도 류현진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표본이 작아도 개의치 않는 김 감독은 ID(Input Data) 야구를 주창한 노무라 가쓰야 라쿠텐 감독을 연상시킬 만큼 공격적으로 통계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데이터 적용은 어디까지나 상대팀에 따라 변모하는 가변적, 수동적 활용이다. ○일본은 오기 매직, 한국은 김성근 매직 김성근 감독은 최근 산책 중에 MP3로 나훈아 노래를 듣는다. 이유는 딱 하나, 나훈아 노래를 들으면 승률이 높다는 징크스 때문이다. 이런 김 감독의 습성은 대타 기용이나 타순에도 간간이 드러난다. 일례로 김 감독은 박재홍과 박경완을 절대 붙여서 타선을 짜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고, “그렇게 하니까 계속 져서”였다. 노모 히데오, 스즈키 이치로를 발굴한 고(故) 오기 아키라 오릭스 감독의 ‘감의 야구’를 일컬어 ‘오기 매직’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김 감독이야말로 이에 필적할 한국판 매지션의 기운을 갖고 있다. ○고비에 처하면 ML 야구 김성근 감독은 최근 1번타자로 이진영과 박재홍을 기용한 적이 있다. 보편적 이미지로 놓고 보면 도저히 1번감이 아닌 타자들이다. 김 감독 역시 이를 인정하면서도 “어렵다고 여겨질 땐 베테랑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란 답을 들려줬다. 즉 정공법으론 열세라고 판단한 경우, 경험을 가장 중시해 타순을 조합하는 메이저리그 스타일도 마다하지 않는 셈이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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