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MLB수다]선수는재산,팬들은고객‘안전제일’MLB구장의힘

입력 2009-04-17 23: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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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야구인프라와 전반적인 구장 시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아마도 3월 한달을 뜨겁게 달궜던 WBC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바로 그 WBC에서 이용규가 일본과의 경기 도중 투구에 맞아 부상을 당한후 곧바로 구장에 설치된 X-레이로 신속하게 검진을 받았다. 물론 트레이너도 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던 의사가 X-레이 결과를 현장에서 판독했다. 이런 부분은 메이저리그의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선수와 팬의 안전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굳이 어렵게 말할 필요도 없다. 선수는 구단의 재산이고, 팬은 고객이기에 그런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사고에 대비해 평균적으로 4대 가량 앰뷸런스를 경기중 대기시킨다. 뉴욕 메츠의 경우 경기시작 2시간전쯤 의사가 클럽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낸다. 2004년 시즌에는 뉴욕장로병원과 1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하면서 소속 병원 의사들이 메츠선수들의 건강을 직접 관리했다. 부상이 발생하면 필드안에서는 트레이너의 모습만 보이지만 덕아웃을 벗어나자마자 의사의 소관으로 넘어간다. 물론 원정팀 선수들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병원은 실제 수입보다는 뉴욕 메츠의 지정병원이라는 자부심에 더 포인트를 맞추고 있고,실제로 그렇게 마케팅을 하고 있다. 박찬호의 다저스 시절 뉴욕 원정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박찬호를 응원하는 한인팬들과 메츠팬들 사이에 주먹이 오가는 싸움이었다. 당시 박찬호가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라면 한인교포들이 대략 1만명 정도가 경기장을 찾았다. 그렇다보니 메츠팬들과 태극기를 들고 원정팀을 응원하는 한인팬들 사이에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사고에 메츠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뉴욕경찰 당국이 구장내에 아예 임시 경찰서를 설치하는 것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찰들이 따로 배정되어 있고 간이 구치소까지 있다. 폭력이나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곧바로 구장내의 구치소에 수감된다. 돔구장을 비롯한 인프라도 좋지만 그런 거창한 것에 앞서 현실적으로 작은 것들부터 신경을 쓴다면 장기적으로 인프라는 자연스럽게 구축될 것이라고 믿는다. 팬과 선수의 안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곧 실천마인드라고 할 수 있고, 그게 WBC에서 세계에 실력을 알린 한국야구의 힘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다.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e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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