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LG전을 앞둔 17일 잠실구장. 취재진을 만나고 있던 KIA 조범현 감독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양 손에 목발을 짚고 있는 외야수 이용규(24)였다. 7일 광주 SK전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오른쪽 복사뼈가 부러진 이용규는 서울 을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14일 퇴원한 참이었다. 오른 발목에 보호 장비까지 한 채 잠실에 온 이유는 구단 직원이 구해놓은 한약을 전달받기 위해서. 하지만 TV로만 봐야하는 그라운드가 그리웠던 것도 사실이다. 이용규는 “세 끼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시간을 빼면 집에서 계속 누워 있어야 한다. 그래서 TV로 야구 네 경기를 다 봤다. 지금까지 한 경기도 안 빼놓고 다 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에는 재방송을 보고 또 봤단다. 그것 밖에 할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감을 잃지 않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힘차게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용규이니 몸이 근질근질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반갑게 맞아주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모습에 마음만 더 아플 뿐. 하지만 아직 멀었다. 21일에 깁스를 하면 3주 후에나 풀 수 있다. 그 후에는 물론 재활이 이어진다. 전반기는 이미 물 건너갔다. 이용규는 “아버지와 함께 경기를 볼 생각이다. 하지만 마음이 답답해서 끝까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