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엘리트 남자부 우승 인터뷰
결승선을 앞두고 갑자기 속도를 늦췄다. 힘은 아직 남아있는 듯했다.
미소를 띤 채 결승선 테이프를 번쩍 들어올렸다. 엘리트 남자 우승자 키란 듀(27·뉴질랜드). 그는 시상식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좀더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천천히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듀의 기록은 4시간22분03초.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내며 여유 있게 우승했다. 그는 원래 미국에서 열리는 철인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에 오기 위해 포기했다. 이유는 처음 방문하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가 본 한국은 어땠을까.
“조국인 뉴질랜드의 경관도 아름답지만 한국의 산과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자원 봉사자 등 한국인들의 친절함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듀는 결승선 앞에서 여유를 부렸지만 레이스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100m마다 자신과 싸우는 기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오르막이 많았던 사이클 코스는 그를 가장 힘들게 했다. 까다로운 코스를 넘으면서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참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힘든 만큼 도전할만한 코스여서 매력적이었다. 다음 대회에도 꼭 참여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트라이애슬론 엘리트 여자부 우승 인터뷰
“트라이애슬론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죠.”
엘리트 여자부 우승자 테레자 마셀(캐나다)은 35세다.
2000년 캐나다 철인3종선수권에서 우승했던 그는 이후 10위권을 맴돌며 슬럼프에 빠졌다. 그러다 올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알리는 서막이다.
마셀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나이는 꾸준한 연습으로 극복했다. 오히려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야 트라이애슬론과 친구가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마셀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4시간대(4시간56분41초)를 기록했다. 오르막이 많아 가장 힘들다는 사이클에서 2위보다 8분 이상 앞서며 좋은 성적을 거둔 게 도움이 됐다.
그는 “사이클 코스가 가장 힘들었다. 도전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이겨낸 게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마셀의 꿈은 나이가 허락할 때까지 트라이애슬론을 하는 것.
“트라이애슬론은 저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 준 친구이자 애인입니다. 당장의 좋은 기록보다는 꾸준히 많은 경기를 완주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