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을 만나다] 김성배는 ‘제2의 박효신’…아주 그냥 죽여줘요~

입력 2010-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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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8개구단 노래의 달인들
《팬들은 야구선수가 그라운드 안에서 뛰는 모습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 밖이라면 야구하는 모습이나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선수도 많다. 생활인으로만 보면 많은 분야에 다재다능하고 끼가 넘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스포츠동아는 그래서 ‘달인을 만나다’ 코너를 신설해 매주 팬들을 찾아간다. 팬들이 볼 수 없는 그라운드 밖 최고수. 그 첫 번째 주제는 ‘노래의 달인’이다. 선수와 프런트가 꼽는 팀내 최고의 가수는 누구일까.》

두산 김성배-KIA 이대진-LG 봉중근-롯데 강영식. [스포츠동아 DB]



○두산 김성배-박효신 ‘바보’ 로 히트…요즘엔 케이윌 ‘그립고…’ 애창

장원진 원정기록원은 “김성배는 얼굴도 잘 생겼는데 노래도 잘 한다”면서 ‘두산의 박효신’이라 소개했다. 손시헌은 가끔 술 한 잔을 걸치면 “(김)성배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얘기한다고. 주로 목소리 굵은 가수들의 노래를 잘 부른다. 김성배는 “매형이 지금은 사업을 하시는데 총각 때 미사리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분이었다. 평소 매형과 노래방을 자주 찾으면서 실력이 늘었다”며 웃었다.

박효신의 ‘바보’가 히트작이지만 최근에는 박효신 노래 대신 가창력을 요하는 케이윌의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가 애창곡. 그는 “2005년 이후 경기 수훈선수가 된 적이 없는데 야구를 잘해 수훈선수에 뽑히면 단상에 서서 노래를 불러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KIA 이대진-
지드래곤 ‘하트브레이커’열창 …“진짜 36세 맞아?”

해태 시절부터 노래라면 이대진이 최고의 남도명창으로 꼽힌다. 빼어난 가창력에다 최신 히트곡을 두루 섭렵하는 감각, 고난이도 안무를 소화할 수 있는 춤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해 11월 팬들을 위한 한국시리즈 우승기념 행사 때 20대 대학생도 쉽게 소화하기 힘든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를 열창해 팬들과 동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고음처리 뿐 아니라 랩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남다른 감각을 뽐냈다.

가무에 대한 끼만큼은 연예인급인 서재응도 “야구에 대한 열정과 노래실력은 이대진 선배를 아무도 따라갈 수 없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KIA 노대권 홍보팀장은 “노래 실력은 이대진이 최고”라면서도 “우리 팀에 진짜 가수가 있지 않냐?”며 웃었다.

8개 구단 현역선수를 통틀어 유일한 가수출신 이종범. 현 삼성 감독인 선동열, 가수 양수경과 함께 1994년 혼성그룹 ‘투앤원’을 결성해 정식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재고가 3만장이었다고 하지만.


○LG 봉중근-발라드 하면 봉중근 … 이상훈 계보 잇는 ‘LG 명가수’

봉중근이 노래도 에이스다. 이미 가수로 활동한 ‘야생마’ 이상훈의 뒤를 잇는 LG표 가수. 2008년 말 LG가 주최하는 팬 행사‘러브페스티벌’에서 발군의 노래솜씨를 뽐낸 바 있다. 당시 박경수가 반짝이 옷을 입고 엉덩이춤을 추면서 박상철의 히트곡 ‘무조건’을 열창해 팬 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노래실력만 놓고 보면 ‘더 원’의 발라드곡 ‘죽도록’을 부른 봉중근의 우세였다는 평가.

특히 발라드풍의 노래에서는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말 일구대상 시상식 때 가수 심은진과 듀엣으로 ‘그대안의 블루’를 열창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더 원과 바비 킴 노래를 좋아한다는 봉중근은 “노래솜씨는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어릴 때 소풍만 가면 불려나가 노래를 했다”며 자신이 ‘영재 가수’였다는 사실을 은근히 털어놓기도.


○롯데 강영식-감미로운 음색·우는 창법… 외모와 완전 딴판!

롯데에는 ‘발라드는 염종석, 힙합은 강영식’이라는 말이 있다. 강영식은 실제로는 힙합과 랩은 물론 발라드, 춤까지 전 종목을 석권하고 있는 팀내 현역 최고가수. 외모(?)와는 달리 감미로운 음색을 자랑한다. 특히 우는 듯한 창법은 단연 압권이다. 강영식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남들 앞에서는 힙합곡을 자주 부르지만 실제로는 발라드를 더 좋아한다”면서 “MC더맥스, SG워너비, 이승철의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다. 요즘에는 이은미의 노래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자주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최대성을 지목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삼성 권오원-히어로즈 김성현-SK 채병용-한화 김혁민. [스포츠동아 DB]



○삼성 권오원-“롯데가수 강영식 노래·춤 내가 다 가르쳤지”

배영수는 권오원을 추천했다. “오원이 형 노래 부르는 거 들으면 다 죽는다. 목소리도 너무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권오원은 가수이자 개그맨으로 통한다. ‘강영식이 롯데에서 가수로 통한다’고 전하자 권오원은 곧바로 “영식이 삼성 있을 때 내가 노래, 춤 다 가르쳤는데 롯데 가서 왕 노릇하고 있나보네”라면서 시원한 입담부터 터뜨렸다. 2002년 삼성 입단 후 행사 때마다 분위기만 다운되면 주위에서 “권오원 나가!”를 외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단상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런데 최형우는 “내가 진짜 숨은 가수”라며 자신을 추천했다. 그는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곡이면 댄스곡. 고음처리도 좋고…. 남들 앞에서 부를 기회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안지만이나 손주인 등 동기들은 다 안다”며 자신을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히어로즈 김성현-3년차 김성현 가창력 하나로 ‘1인자’ 우뚝


히어로즈는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할 만큼 여러 후보들이 꼽혔다. 현대 시절부터 송신영이 단연 최고수로 평가받았다. 강귀태 김민우 조용준 등도 끼를 발산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3년생 김성현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전히 가무를 합치면 송신영이 높은 점수를 받지만 가창력만 따지면 김성현이 최고라는 게 중론. 여기에다 장원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이적한 박성훈도 만만찮은 실력파 가수라는 귀띔이다.

○SK 채병용-‘거구’가 부르는 애잔한
발라드 짱이죠!

채병용은 2008년 문학구장에서 11년간 사귀던 고교동창 송명훈 씨에게 프러포즈를 하면서 수많은 팬들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이적의 ‘다행이다’를 불러 노래실력을 살짝 공개했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발라드풍의 노래를 잘 한다는 평가. 가슴을 애잔하게 뒤흔드는 가창력이 단연 압권이다. 그러나 채병용은 주변의 평가에 쑥스러운지 “우리 팀 최고 가수는 사실 박재상”이라며 공을 넘겼다. 박재상이야말로 힙합과 랩 등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노래를 소화한다는 것. 박재상은 가수 싸이의 본명과 같다는 이유로 팬들로부터 ‘싸이’로 불리고 있다.


○한화 김혁민-야구보다 노래로 일찍 꽃핀 ‘트로트 킹’

김혁민은 야구 잠재력보다 노래 실력이 더 일찍 꽃을 피우고 있다. 특히 트로트를 구성지게 부르는 솜씨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실력을 인정받아 2008년 말 프런트 이인영 대리가 결혼할 때 축가를 부탁했을 정도. 당시 예식장의 하객들이 그의 가창력에 모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화의 숨은 가수들은 또 있다.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프런트와 선수 모두 한윤섭을 주목해달라고 입을 모은다. 윤규진은 최신곡을 모두 꿰고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 능하고, 랩 분야는 유원상이 최고수로 꼽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PS 투수=가수다?

특이한 것은 8개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이 추천한 팀내 최고 가수들을 보면 대부분 투수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예민하고 감성적인 포지션이어서 그런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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