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스포츠동아DB
과거 그랑프리 대회에서 자신에게 몇차례 석연찮은 감점 판정으로 편파판정 논란을 일으켰던 심판이 이번 대회 피겨 여자 싱글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악연의 주인공은 스위스 출신 심판 로리올-오버윌러 미리암.
미리암은 13일(한국시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테크니컬 패널(컨트롤러, 스페셜리스트,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에 포함됐다. 주목해야 할 점은 기술의 다운그레이드 여부를 판단하는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 이 심판이 선정됐다는 것.
김연아는 고난도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자타공인 '점프의 정석'으로 불리고 있지만, 마리암은 유독 민감하게 판정을 내려 여러 차례 감점을 줬다.
김연아와 미리암의 악연은 지난 2008년 11월 시니어 그랑프리 3차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당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처리했지만 플립 점프에서 '롱 에지(wrong edge)' 판정을 받아 0.80점이 깎였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같은 점프에 에지 사용을 주의하라는 어텐션 마크(!)를 받는 황당한 상황을 맞기도. 그 당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가 바로 미리암이었다.
이후 김연아는 이번 시즌 점프 논란을 잠재우려고 한 단계 수준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변경했다. 시즌 내내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다시 어이없는 상황을 경험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해 무려 9명의 심판 중에서 8명에게 가산점을 얻었다.
하지만 테크니컬 패널은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토루프를 다운그레이드시켰다. 다운그레이드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는 바로 미리암이었다.
김연아는 불리한 판정에도 안도 미키를 제치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지만, 미리암과 마찰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김연아가 심판 한 명의 불리한 판정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여러 악재를 안고 금메달 획득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