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따라잡기’ 열풍 왜?
‘때묻지 않는 순수함’ 국민 열광일찌감치 패션-광고 트렌드로
‘다양한 끼’ 연예문화계서 눈길
김연아(20·고려대)가 시니어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2006~2007시즌부터 한국사회에는 ‘김연아 신드롬’이 일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피겨의 동토지대에 화사한 봄기운을 불어넣은데 그치지 않고,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서 거듭해 선전을 펼치며 자신은 물론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의 위상을 가파르게 격상시켰다. 온 국민은 그녀에게 열광했고, 어느새 사회 각 분야에서 ‘김연아 따라잡기’가 도도한 흐름을 이루게 됐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김연아가 끼는 반지와 귀걸이, 입는 옷, 쓰는 핸드폰, 부르는 노래에 관심의 수준을 넘어 그대로 따라하는 행동을 통해 쾌감을 느끼기에 이르렀다.
사회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김연아 신드롬에 대해 김정운 명지대 여가경영학과 교수는 “이제 ‘한국도 살만한 사회가 됐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선진 서구의 전유물로 인식되어온 피겨에서 김연아의 선전은 한국인의 자신감을 일깨우는 한편 가부장적 전통이 강했던 한국사회가 아름답고 즐겁게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신세대의 등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더해 김연아는 남성들의 로망, 순수한 여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부각됐다. 이처럼 사회학적으로 들여다봐도 김연아는 다중적 가치를 지닌 표상의 이미지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었다.
이에 사회적 트렌드와 유행을 선도하는 광고와 패션 분야는 일찌감치 김연아의 미래가치를 알아보고 이를 상업적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김연아 신드롬의 발원지 역할을 했다. 광고업계에서는 기존 연예인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김연아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 주목했고 패션업계는 스케이팅으로 다져진 김연아의 균형 잡힌 몸매와 완벽한 조화를 강점으로 꼽았다. 김연아가 출연한 다양한 CF(패션 포함)는 이렇게 시작됐다.
예술성이 강조되는 피겨의 특급스타인 만큼 연예계와 문화계도 김연아에게 뜨거운 눈길을 보내왔다. 인순이의 히트곡 ‘거위의 꿈’을 순수한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김연아의 모습, 피겨 연기에서 보여준 화려한 춤 솜씨와 표현력은 향후 김연아가 새롭게 걸어갈 길에서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다시보기 = 김연아, 완벽한 연기…한국피겨사상 첫 금메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