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신랑’ 박상민 울린 ‘신부의 편지’

입력 2010-03-07 18: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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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저에게 마음 고생 심했겠다 이야기하는데... 당신이 모자, 선글라스 벗고 수염까지 깎으면 아무도 몰라봐서 우리 가족은 놀이공원도 가고 공연도 보러 가고 그랬지요.”

최근 두 딸을 둔 사실을 고백한 가수 박상민이 뒤늦은 결혼식을 올리며 눈물을 쏟았다.

박상민은 7일 낮 12시30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8세 연하의 신부 김 모씨와 화촉을 밝히며 이색 이벤트를 이어나갔다.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의 히트곡 ‘해바라기’에 맞춰 입장한 신랑 박상민, 그리고 홍경민, 브라이언, 김현중, 박현빈 4명의 후배 가수들의 들러리, 유리상자, 장윤정, 유키스가 연이어 부르는 발라드, 트로트, 팝송 부문의 화려한 축가... 늦은 결혼식이니만큼 화려한 이벤트가 가족 친지와 하객들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이날 결혼식의 백미는 단연 아내와 두 아이였다.

6살, 4살 난 두 딸이 화동으로 등장해 신부가 된 엄마의 입장에 맞춰 꽃을 뿌리며 입장했고, 아내는 사회자 컬투도 모르게 A4 용지 두 장 분량의 빼곡한 편지를 준비해 신랑 박상민을 울렸다.

신부 김 씨는 “아이들 키우랴, 서로의 일 챙기랴, 결혼 준비 하랴 정신 없어서 늦은 결혼식을 올리면서도 떨리고 힘든 줄 몰랐는데, 막상 많은 분들 앞에서 우리 가족을 공식적으로 알린다고 생각하니 설레이고 걱정도 된다”면서 “오늘 두 아이와 함께 올리는 우리 결혼식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나쁜 사람들에게 당하고, 사람만 좋은 당신이 미울 때도 있었지만, 그 옛날 우리 할머니 생신 때 수염 밀고, 안경 벗고 우리 집을 찾아와 온 가족 앞에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선언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고 말을 이었다.



김 씨는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와 여러 고비를 넘으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온 두 사람의 이야기를 편지로 전하며 울먹이다가 “남편이 안경 벗고 수염 깎으면 아무도 몰라봐서 사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덧붙여 하객들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입장할때 꼈던 선글라스를 안경으로 갈아끼고 두 아이와 입장하는 신부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훔치던 박상민은 아내의 편지 낭독을 들으며 참던 눈물을 쏟고 말았다.

이날 박상민 결혼식에는 유재석, 박명수, 조형기, 지석진, 현영, 박준형, 이영자 등 예능인들. 송대관, 태진아, 인순이, 강원래, 홍서범, 김창렬, 채리나, 고영욱 등의 가수들, 정준호, 김나운, 김승환 등 배우들을 포함한 연예관계자들과 지인까지 3000여명의 하객들이 참석했다.

박상민은 2일 신부 김씨 사이에 이미 6세와 4세인 두 딸이 있다는 사실과 함께 ‘가짜 박상민’ 사건 등 결혼 계획을 세울 때마다 불미스런 일이 생겨 결혼을 미뤄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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