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왼쪽)과 이정재가 영화 ‘하녀’의 한 장면. 두 사람은 재촬영 끝에 만족할 만한 영화 속 베드신을 완성할 수 있었다.
임상수 감독 “힘든 베드신 재촬영 흔쾌히 응해”
“결혼으로 배우 전도연이 달라지지 않는다.”
5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하녀’의 주연을 맡아 파격적인 베드신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전도연. 세계 영화계에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녀는 연기에 대한 긍지 역시 ‘월드스타’답게 대단했다.
전도연은 13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복합상영관에서 열린 ‘하녀’ 제작발표회에서 남편과 아이가 있는 기혼자로서 파격적인 베드신 연기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음을 솔직히 토로했다. 그녀는 이날 “결혼을 결심할 때도, 결혼으로 인해 배우 전도연이 작품선택에 있어 달라지는 게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사실 ‘하녀’를 촬영하면서 노출에 대해 부담을 느끼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도연은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나는 늘 전도연이기 때문에 작품 선택에 있어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표현으로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프로 근성을 밝혔다. 특히 “남편과 가족도 배우 전도연이 달라지는 걸 바라지 않았다.”며 쉽지 않았던 ‘하녀’의 촬영에 든든한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가족의 지원 속에 전도연은 이정재와 까다로운 베드신을 재촬영하는 수고도 흔쾌히 감내했다. 연출을 맡은 임상수 감독은 “새로운 카메라 기법을 쓰려다 전도연, 이정재 두 사람의 베드신을 내가 망치고 말았다”고 촬영과정의 일화를 공개했다.
임 감독은 “심각한 좌절에 빠져 있다가, 카메라 감독과 리허설을 충분히 한 후 배우들에게 부탁했다. 어떤 장면이든 재촬영은 쉽지 않고 더군다나 베드신인데도 재촬영에 흔쾌히 응해줘서 더 없이 만족한 장면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이정재는 “감독님이 ‘좋은 영화’를 위해 재촬영을 하자고 해서 그렇게 했다”면서 “처음 찍을 때는 대사가 강하지 않았는데, 재촬영 때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로 바뀌었다. 처음 대사를 받고 (재촬영을)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고, (민망한 대사가 적힌) 대본을 함부로 버릴 수도 없을 정도였다”고 만만치 않았던 재촬영 과정을 소개했다.
임상수 감독은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등 전작에서 과감하고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인 바 있어, 이번 ‘하녀’에서 재촬영까지 할 정도로 공을 들인 베드신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지게 됐다.
고 김기영 감독의 동명의 1960년 영화를 리메이크한 ‘하녀’는 ‘은이’(전도연)가 상류층 가정의 하녀로 들어가 주인남자 ‘훈’(이정재)과 육체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에로틱 스릴러다. 5월 12일 개막하는 제63 회 칸국제영화제 출품을 준비중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영상|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전도연 ‘하녀’, 재촬영끝에 파격적 베드신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