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대회 출전 보이콧으로 위기에 놓였던 원아시아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예정대로 개최될 전망이다.
대한골프협회는 26일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김동욱 협회 부회장과 전상렬 원아시아투어 커미셔너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5월6일 열릴 예정인 매경오픈은 국제적 약속이므로 대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대회의 정상 개최는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이미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회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협회에 23일 전달했고 아직까지도 이를 번복하지 않고 있다.
선수회는 27일 오후 3시 송파구 여성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최종입장을 밝힐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대회 불참 의사에 변함이 없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4일 시작됐다.
아시안투어 공동주최 대회에서 올해부터 원아시아투어로 편입된 매경오픈의 출전 자격이 발표되면서 선수회가 반발했다. 홈페이지에 발표된 대회요강에는 성적에 따라 22명,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20명, 세계랭킹, 아시안투어 랭킹에 따라 10명 등이 출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한골프협회는 선수들의 반발이 나오자 “알려진 것과 달리 출전자격 축소는 거의 없다. 지난해 77명에서 올해 72명으로 5명 축소됐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수회에선 “선수 출전 문제뿐만 아니라 협회가 원아시아투어에 참여하면서 대회를 신설하지 않고 기존 국내 대회를 원아시아투어에 편입해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줄이고 있다”며 보이콧 입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선수 없이도 대회를 강행하겠다는 협회의 입장과 출전하지 않겠다는 선수회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29년 역사를 자랑하는 매경오픈은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최악의 경우 외국 선수와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만으로 대회가 치러질 위기다.
김동욱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국내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설명했지만 선수들은 대회 출전 거부 입장을 보내왔다. 계속 설득해 보겠지만 그들이 없더라도 대회는 개최된다.
국내에서 열리는 첫 번째 원아시아 대회가 취소될 경우 한국은 원아시아투어에서 탈퇴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선수들은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출전하기 힘들 게 될 것”이라고 대회의 강행 이유를 밝혔다.
올해 개최된 원아시아투어 럭스힐스 청두오픈과 볼보차이나오픈 2개 대회에서 한국은 매 대회 2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해 김형태(34)가 준우승, 양용은(38)이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원아시아투어는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한국오픈 등 국내의 3개 대회와 중국, 태국, 호주 등에서 8개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총상금은 140억원 수준으로 KPGA 투어보다 많다.
한편 지난 18일 선임된 전상렬 원아시아투어 커미셔너는 “이번 사태로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원아시아투어가 큰 지장을 받게 됐다. 출전거부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퀄리파잉스쿨 등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퀄리파잉스쿨은 전 세계 골프투어가 대부분 실시하고 있는 제도로 예선전을 통해 상위에 입상한 선수에게만 출전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