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추운 날씨가 오래 지속되면서 프로선수들의 클럽 선택에서 변화를 몰고 왔다. 시즌이 개막하면서 투어밴도 바쁘게 움직였다.
첫 대회를 마치고 그 다음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대회 발렌타인 챔피언십이 개최되는 제주도 핀크스 골프장으로 이동했다.
월요일 아침, 준비를 마치고 선수들을 기다렸다.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투어밴을 찾는 프로들도 생각처럼 많지는 않았다. 그러던 즈음 권명호와 한민규, 강경남이 잇달아 투어밴을 찾아 웨지를 주문했다. 세 명의 프로는 아주 낮은 바운스를 요구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지만 바운스는 클럽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바운스는 하이바운스(HB), 미드바운스(MB), 로우바운스(LB)로 구분된다.
세 명의 프로가 로우바운스보다 더 낮은 바운스의 웨지를 요구한 이유는 핀크스 골프장의 특이한 잔디에 따른 영향도 있었지만 그루브 규정이 바뀌면서 스핀 컨트롤을 좀더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핀크스 골프장은 코스 전체가 양잔디로 이루어져 있고 비가 많이 내려 공이 잔디에 깊이 박히는 현상이 일어났다. 웨지의 바운스를 더 깎아달라는 요구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국내 선수는 물론 양잔디에 적응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 외국 선수들도 바운스를 더 낮게 깎아달라고 요
구해왔다.
이날 새로운 한 가지를 알게 됐다. 아시안 투어를 뛰고 있는 태국의 차프차이 니랏은 골프장의 잔디에 따라 웨지를 선택해 사용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스핀을 컨트롤하는 데는 페이스의 그루브가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은 바운스에 의해서도 어느 정도의 스핀이 조절된다고 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사용하는 웨지는 대부분 미드바운스(MB)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시중에서 이런 제품을 가장 많이 팔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문해 구입하지 않는 이상 미드바운스 제품을 살 수 밖에 없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얻을 수 있다. 골퍼가 자주 다니는 골프장의 잔디 종류를 알면 어떤 웨지를 사용하는 게 더 효과적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즉, 양잔디로 이루어진 골프장에 자주 가는 편이라면 바운스가 낮은 웨지를, 일반 한지형 잔디의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면 미드바운스 웨지를 사용하는 것이 좀더 플레이를 쉽게 도와줄 수 있다.
한국클리브랜드골프 주영민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