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서 투어 담당자들이 선수들의 클럽을 만드는 일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바로 사용률 조사다.
드라이버는 어떤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지, 또 우드와 아이언, 퍼터, 골프볼은 어떤 제품을 쓰고 있는지 세밀하게 조사한다.
조사 범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해당된다.
사용률 조사는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최근에는 선수들의 하이브리드 클럽 사용에 관심이 높아졌다. 조사 결과 거의 모든 선수들의 골프백 안에는 하이브리드 클럽이 1개 이상씩 꽂혀 있다. 예년과 달라진 모습이다.
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양용은의 환상적인 세컨드 샷을 만들어낸 주인공 역시 하이브리드 클럽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노장 투혼을 발휘한 톰 왓슨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재미를 봤다.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최나연, 김주미, 신지애 등도 하이브리드 클럽을 즐겨 쓴다.
국내 선수들도 사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김형성, 강욱순, 이승호, 문경준, 주흥철 등 많은 선수들이 1~2개의 하이브리드 클럽을 백 안에 넣고 다닌다.
필자와 친한 김형성은 하이브리드 클럽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페어웨이 우드와 롱 아이언의 갭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커버 할 수 있어 유용하게 쓰인다”고 말한다.
하이브리드 클럽의 붐은 롱 아이언 보다는 다루기 쉽고 페어웨이우드 거리를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러프나 디보트, 내리막, 오르막 지형에서도 우드보다는 실수를 줄여 준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탄도가 높아 볼의 제어 능력도 뛰어난 장점을 갖고 있다. 프로들은 하이브리드 클럽은 로프트 16~19도를 선호한다. 양용은 선수가 PGA챔피언십 18번 홀에서 사용한 클럽 역시 로프트 19도의 하이브리드 클럽이었다.
최근 들어 아마추어 골퍼들의 하이브리드 클럽에 대한 문의가 많아 졌다. 필자에게 ‘하이브리드 클럽을 사용해도 되겠느냐’고 물어오면 대답은 무조건 ‘OK’다. 단, 적절한 로프트의 클럽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19~22도의 제품을 권장한다.
이유는, 로프트가 낮아지고 클럽이 길수록 실수의 허용범위가 커지기 때문이다. 22도 로프트의 클럽은 3번 아이언 대용으로 생각하면 된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는 3번 아이언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프로들도 기피하는 클럽 중 하나다. 3, 4번 아이언 대신 19~22도의 하이브리드 클럽을 사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클럽을 힘들게 사용하는 것보다 편안한 클럽을 쉽게 사용하는 게 지혜로운 플레이 방법이다.
클리브랜드골프 주영민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