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스포츠동아DB
시즌 개막 2연전에서 6연타석 삼진을 당하는 등 13타수 1안타로 시즌을 출발했던 때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일본 도쿄 김일융 통신원의 진단을 들어봤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세이부와 개막 3연전에 연속 삼진을 당했던 것이 약이 됐다고 봐야겠다. 거기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바꿀 점은 바꿔야겠다는 각오를 다잡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여기서 바꾸게 된 의식은 일본야구와 한국야구의 실력차가 아니라 ‘다르다’라는 점이다. 그 어떤 다른 점을 김태균은 그 시련을 겪으며 포착했다고 볼 수 있다.
4월 중순, 도쿄돔에 왔던 김태균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 “일본에서 야구해보니 재미있느냐?”라고 물었더니 “별로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태균은 한국야구의 대표타자였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였다. 지바롯데에 입단하자마자 고정 4번타자였다.
아무리 그의 성격이 낙천적일지라도 자신의 프라이드를 걸고 일본에 진출한 상황에서 진지해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김태균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데엔 선택한 팀이 지바롯데였다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김태균의 출발은 나가시마(요미우리의 전설적 스타이자 감독으로 프로 데뷔전에서 4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같았다.
보통이라면 바로 교체다. 그러나 니시무라 지바롯데 감독은 참았다. 김태균이 점점 좋아질 것이고, 기분만 전환되면 어느 정도의 성적은 내줄 것이란 믿음이 깔려있어서였다.
니시무라 감독과 만나 이야기했을 때, 김태균의 성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어떻게 하면 마음을 편하게 해줄까를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김태균의 지금 이 성적이 지바롯데에서 놀라움만은 아닐 것 같다. 이 점에서 늘 스타팅 출장을 장담할 수 없는 요미우리 이승엽과 차이가 있다.
놀라움으로 받아들일 것까지는 없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김태균이 베스트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뒤집어 말하면 언제라도 하락 페이스로 반전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조만간 개시되는 센트럴리그와의 교류전이 첫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지바롯데가 퍼시픽리그 1위지만 언제라도 3위까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에 김태균의 활약은 절실하다.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