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스포츠동아 DB
우즈는 3일(이하 한국시간)까지 PGA 투어닷컴 홈페이지에서 실시된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후보 팬 투표에서 라이벌 필 미켈슨(미국)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전체 투표 중 42%를 획득해 25%에 그친 미켈슨을 밀어내고 우승후보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는 팬들의 투표일 뿐, 실제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 우즈가 복귀 후 3차례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우승후보가 되기엔 부족하다.
복귀 경기인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올라 골프황제다운 모습을 보였을 뿐, 이후 두 번의 대회에서는 실망스런 경기 내용으로 우려를 낳게 했다.
특히 가장 최근의 경기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라운드 도중 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하는 등 컨디션 난조까지 겹쳤다. 게다가 6년 간 호흡을 함께 맞췄던 스윙코치 행크 헤이니와 결별까지 하면서 주변까지 어지러워 졌다. 우즈가 팬들의 예상대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정확도 높은 샷을 만들어 내는 게 급선무다. 우즈는 복귀 후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이 크게 흔들리고 있고, 퍼트마저 말을 듣지 않고 있다.
마스터스에서만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의 정확성이 60% 이상을 기록했고,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는 그린 적중률 55%,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적중률 21%로 형편없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도 그린적중률은 70%로 높아졌지만, 드라이버 샷은 54%로 불안했다.
우즈는 작년 이 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87.5%의 높은 드라이버 샷 적중률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14개의 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절정의 샷 감각을 뽐냈다. 성적과 기록만 놓고 보면 미켈슨과 엘스, 퓨릭이 우즈보다 낫다. 최경주도 기록 면에서는 우즈를 훨씬 능가한다.
미켈슨은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퀘일할로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컨디션이 최고조다. 31일 끝난 크라운 프라자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처음 컷 탈락을 맛봤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미켈슨은 마스터스 바로 전인 셸 휴스턴 오픈에서도 공동 35위로 부진했다.
엘스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선택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WGC-CA챔피언십과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이벤트 경기인 태비스톡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상금랭킹 1위를 질주 중이다.
2007년 우승자 최경주도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올 시즌 12개 대회에서 연속 컷을 통과하는 안정을 보이고 있고, 평균타수 부문에선 69.91타로 3위에 올라있다. 좀처럼 기복이 없는 게 예전과 달라진 점이다.
팬 투표에서는 어니 엘스(남아공)가 15%로 3위, 짐 퓨릭(미국)과 최경주(40)는 각각 8%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매트 쿠차(미국)는 2%로 우승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즈는 4일 새벽 1시44분 1번홀에서 스티브 스트리커, 제이슨 본(이상 미국)과 1라운드를 시작하고, 최경주(40)는 짐 퓨릭,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함께 3일 밤 9시15분 10번 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