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비진이 아르헨티나의 화려한 개인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1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1-4으로 완패했다.
전반 17분 박주영의 자책골과 곤살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전반 추가시간 이청용의 만회골로 추격을 하는 듯 했지만 축구강국 아르헨티나의 벽은 높았다.
이날 태극전사들은 허정무 감독이 강조한 ‘우리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이유는 아르헨티나의 화려한 개인기를 막지 못했기 때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앙헬 디마리아(벤피카) 등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에게 끌려 다니기만 했다.
메시 한 명만 막는데도 힘겨운 모습이었다. 메시가 중원부터 페널티박스까지 드리블을 시작하면 전담마크맨 김정우부터 여러 명이 에워싸며 협력수비를 펼쳤지만 메시는 그 사이를 파고들어 슈팅까지 연결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테베스도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많이 뛰면서 마음껏 개인기를 부렸다. 특히 오범석(울산)이 출전한 오른쪽 측면을 쉼 없이 공략하며 한국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특히 빠른 스피드를 내면서도 정교한 드리블 실력을 보여준 아르헨티나의 개인기는 ‘삼바축구’ 브라질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태극전사들은 후반 다소 몸이 풀린 듯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다시 메시의 개인기에 무너지며 후반 31분 이과인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이날 상대 선수 한 명을 제대로 제치기도 힘든 모습을 보인 태극전사들과 개인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그라운드를 누빈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분명 대조가 됐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