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 신지애도 애국가에 울었다

입력 2010-07-26 17: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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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비앙 마스터스

시상식장에 울려퍼지자 울먹울먹
맹장염에 성적부진 마음고생 훌훌
상금랭킹 1위…‘올해의 선수’ 예약

‘파이널 퀸’신지애(22·미래에셋)가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모처럼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환하게 웃었다.

신지애는 지난해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해 상금왕과 신인상, 다승을 휩쓸었다. 은퇴한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시즌 막판까지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경합을 벌이면서 차세대 골프여제까지 예약했다. 2010년 적어도 3∼4승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시즌을 맞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겨울 체중을 줄이고 스윙 연습대신 체력 훈련 등에 신경을 쓰는 등 특별한 동계훈련을 가졌지만 성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이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가 혼자서 4승을 쓸어 담는 등 무서운 기세로 신지애가 지키고 있던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가져갔다. 설상가상 6월 초 스테이트 팜 클래식 출전을 앞두고 급성 맹장염에 걸려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2주간 대회에 결장하는 등 컨디션 조절에도 애를 먹었다.

주변에서 “혹시 올 시즌을 무관으로 끝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들렸다. 하지만 신지애는 보란 듯이 우승컵을 들어올려 우려를 씻어냈다. 그것도 11년 동안 단 한번도 한국선수들에게 우승을 허용하지 않았던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값진 우승을 차지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LPGA 투어 개인 통산 7승째다. 이번 우승은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먼저 상금 48만7500달러를 챙겨 2년 연속 상금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시즌 상금 부문에서도 116만7941달러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4승을 올린 미야자토 아이(일본)를 제치고 1위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상금여왕 등극에 유리해졌다. 지난해부터 벌어들인 상금이 292만 달러를 넘겨 300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 아깝게 놓친 올해의 선수 등극도 기대할 만하다. 신지애는 26일(한국시간) 현재 3위(105점)를 기록 중이다. 1위 미야자토 아이(138점)와 2위 크리스티 커(미국·121점)를 바짝 뒤쫓고 있어 남은 경기에서 충분히 역전을 기대할 만하다. 올 시즌 박빙으로 치닫고 있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부문에서도 1위 탈환이 확실시 된다. 다음 대회는 2008년 신지애가 우승을 차지했던 브리티시여자오픈(7월29일∼8월1일)이다. 신지애의 특기는 몰아치기다. 우승도 몰아서 한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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