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안현수는 17일 미니홈피 게시판에 “무슨 말부터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아직 정리가 안 됐고 복잡하다”고 적었다.
그는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하면, 우리나라 국적은 자동으로 소멸된다”며 “처음에는 이중국적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었으나, 결국 내가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운동을 더 나은 환경에서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계실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각오도 했다”고 말해, 러시아 국적을 얻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래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셔서 짐을 덜 수 있었다. 선택에 후회가 없도록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2003~2007년 5년 연속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에 빛나는 안 선수는 무릎 부상으로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 후 파벌 논란에 휩싸였고, 재정악화로 소속팀 성남시청도 해체됐다.
안현수는 ‘마음 편하게 운동하고 싶다’며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갔다. 지난 4월 모스크바시청 소속으로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 합류했으며, 최근 렉세이 크라브스토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은 “안현수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를 위해 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