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인터뷰] 두산 김선우 “내게 ML은 아쉬움 후회 그 자체”

입력 2011-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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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선우가 이번 주 트위터인터뷰의 주인공이다. 그는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열의를 보였다.  잠실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두산 김선우가 이번 주 트위터인터뷰의 주인공이다. 그는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열의를 보였다.  잠실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교파 변신 후 16승…‘옳았구나’ 확신
홈런 맞고 씨∼익 웃음? 빨리 잊으려고
구속 떨어질때 ‘야구인생 끝나나’ 생각
최고의 1구? 은퇴 후에 생각해볼게요
이번 주 트위터인터뷰의 주인공은 올해 팀내 토종선발투수로는 1995년 이후 16년 만에 16승(7패·방어율 3.13)을 달성한 두산 김선우(34)다. 그의 활약은 단순히 ‘보이는’ 성적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시즌 후반기 체력적인 문제와 고질적인 무릎통증에도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는 투혼을 보였다. 후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조언을 아끼지 않는 고참 역할도 톡톡히 했다. 시즌 후 편안한 모습으로 잠실구장에서 만난 그는 1시간 반에 걸쳐 진행된 긴 인터뷰에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최고의 1구를 묻는 질문에는 3일간 고심할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가 직접 뽑은 친필사인공(맥스스포츠 제공)의 주인공은 ranidoo, YangC77, Bangoowang이다.

-올해 성적이 좋은데 체력이나 멘탈 관리를 어떻게 했나요.(lucktoo1013)

“지난해와 달라진 건 크게 없는데 올해는 유독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경기에 나가게 돼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실투를 줄이고 선취점을 내주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게 좋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네요.”

-기교파로 변신에 성공했는데 스피드를 포기하는 과정에서의 고뇌가 있었을 것 같아요.(cyberman1030, ash2cash)

“많았죠. 근데 지난해 캠프에서 제 부주의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책임을 져야했어요. 통증 없이 던지려면 어떻게 던져야하나 고민하다가 투구법을 바꾸게 됐고요. 처음에는 구속이 130km대 후반까지 떨어지니까 ‘이렇게 야구인생이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올해 이게 옳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불펜에서 마운드로 나올 때 또 불펜으로 들어갈 때 천천히 걸어가는 이유는요?(ranidoo) 마운드에 오르내릴 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poa_yoni)

“힘들어서. 숨이 차서(웃음). 내려올 때는 ‘끝났구나!’ 올라갈 때는 ‘막아야 하는데…’라고 생각해요.”

-홈런을 맞았을 때 씩 웃던데 이유가 있나요.(moseros)

“음…. 홈런은 어떤 상황에서 맞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1-0으로 이기고 있는데 7, 8회에 역전2점홈런을 맞으면 문제인데 아니면 최선을 다 하다가 어쩔 수 없이 맞은 거니까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으로 넘어가야죠.”

-어떤 계기로 야구를 시작하게 됐나요?(YM941209)

“전 원래 달리기가 빨라서 축구를 좋아했어요. 근데 학교 야구부 감독님이 공 한 번 던져보라는 거예요. 그래서 던졌는데 갑자기 연락처를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학교 야구부 인원이 8명밖에 없어서 9명 채우려고 저를 부르신 것 같긴 한데(웃음) 초등학교까지만 하기로 아버지와 약속하고 유니폼을 입었죠.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는데 하다보니까 지기 싫어서 계속 하게 됐어요.”

-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데 안타성 타구를 가장 많이 잡아준 야수를 한 명 꼽자면?(mrooc)

“다 도와줬는데 그중에서 (손)시헌이. 1년에 족히 50개는 잡아주는 것 같은데요.”

-두산 타자 중에 타팀이었다면 상대하기 싫을 것 같은 선수는?(39_1_17)

“(김)현수요. 걔는 항상 칠 것 같잖아요. 안타 쳐서 출루하고 다음 타자한테 연결해주고 중요한 타이밍에 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한국시리즈 7차전 9회말 2사 만루에서 가장 만나기 싫은 타자가 있나요?(39_1_17)

“(이)종범이 형(KIA)이요. 중요한 시합에서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들간 기싸움이 승패에 많이 작용해요. 종범이 형이 정신적으로 강하고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날 아무리 잘 던지고 있어도 투수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두산 김선우가 재치 있는 질문을 보내준 3명의 팬에게 보낼 친필사인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두산 김선우가 재치 있는 질문을 보내준 3명의 팬에게 보낼 친필사인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서재응을 얼마만큼 좋아합니까?(ToManPowerTrip)

“완전 좋아합니다(웃음). 저와 스타일이 정반대예요. 재응이가 겉은 덜렁대 보이는데 굉장히 꼼꼼하고요. 전 의외로 잘 못 챙기고 ‘대충대충’ 스타일이고요. 그래서 친해요.”

-팀에서 말이 가장 잘 통하는 선수는 누군가요?(chungcho17)

“(임)재철이 형. 역시 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요. 형이 두산과 재계약했을 때 아내와 가장 기뻐한 1인이라고 자신합니다.”

-야구인생에 최고의 1구를 듣고 싶습니다.(YangC77)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메이저리그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적이 있어요. 그 공이 솔직히 최고의 1구는 아닌데 당시 알렉스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다가 저를 째려보는 거예요. 눈이 딱 마주쳤는데 저도 시선을 안 피하고 계속 쳐다봤어요. 그랬더니 분을 참지 못하고 욕을 하더라고요. 삼진 이후 상황이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아요. 최고의 1구는 은퇴 후에 생각해볼게요.”

-김선우에게 메이저리그란?(SweeticsU)

“아쉬움. 좋은 기회를 가졌는데 당시에 왜 열심히 안 했을까. 내가 왜 그 때 좀더 독하게 훈련하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있는….”

-우리 아들이 11살인데 야구를 정말 하고 싶어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 운동하면 힘들 것 같아 말리고 싶은데 무작정 그럴 수 없고 조언 좀 부탁합니다.(Bangoowang)

“저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부모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자식이 선택하게 하는 거죠. 냉정한 평가는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요. 그래야 나중에 커서 부모도 후회도 안 하고 아들도 원망 안 할 것 같은데요.”

-사회인야구를 하는 직장인입니다. 직구 구속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요?(skfvkfka)

“롱토스를 많이 하세요. 어깨 힘을 키울 수 있고 밸런스 잡는데 효과적입니다.”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나요?(eunsom_han)

“또 10승에 방어율 3점대요. 하지만 팀 우승이 가장 커요. 이번 시즌 끝나고 선수단 미팅에서 ‘내가 에너지가 있을 때 우승하고 싶은데 너희가 도와줬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올해 못한 것까지 준비 잘 해서 열심히 해보자’라는 얘기를 했어요. 각자 개인목표도 이루고 혼연일체가 돼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어요.”


WHO 김선우?

▲생년월일=1977년 9월 4일 ▲출신교=내발산초~신월중~휘문고~고려대 ▲키·몸무게=184cm·87kg(우투우타) ▲입단=97년 보스턴~2002년 몬트리올~2004년 워싱턴~2005년 콜로라도~2006년 신시내티~2007년 샌프란시스코~2008년 두산 ▲2011년 연봉=4억 원 ▲2011년 성적=28경기 16승 7패(완투 2·완봉 1) 1세이브 방어율 3.13 (175.2이닝 61자책)

정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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