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5회를 기준으로한 몰수게임 기록처리
Q. 4회 또는 6회 몰수게임 차이점은?
A. 5회 지나야 팀·개인기록 공식인정
1999년 5월 잠실 해태-LG전에서다. 오후 6시30분 장진범 구심이 해태 1번타자 이호성에게 타석에 들어올 것을 명했다. 그러나 이호성은 야구장이 어두워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면 타석에 들어서겠다며 버텼다. 해태 김응룡 감독이 지시한 것이었다. 구심은 날씨가 어두운 것도 아니고, 라이트를 켜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 타석에 들어올 것을 재차 지시했고, 결국 7분여 뒤 경기는 시작됐다. 김 감독은 라이트를 켜줄 것을 경기 전에 요청했다지만 심판진에선 누구도 이 요청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이런 상황이라면 몰수경기를 선언해도 무방했다.
경기규칙 4.15에는 다음 사항에 해당될 때는 몰수경기(forfeited game)를 선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주심이 경기 개시 시간에 플레이를 선고하고 나서 5분이 지나도 경기장에 나오지 않거나 경기장에 나왔더라도 경기를 거부했을 경우. 그러나 늦어지는 게 불가피하다고 주심이 인정할 때는 관계없다. (b)경기를 지연시키거나 단축시키기 위해 명백히 술책을 썼을 경우.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몰수게임은 언제 있었을까. (1)출범 첫해인 1982년 8월 26일 대구 MBC-삼성전. 5-2로 앞선 삼성의 4회말 1사 1·2루 공격 때 1루주자 배대웅과 상대 2루수 김인식이 2루 위에서 충돌한 뒤 김인식이 1루주자 배대웅을 때리는 일이 벌어졌다. 심판진이 김인식을 퇴장시키자 MBC 백인천 감독이 이에 불복해 경기를 포기함으로써 삼성의 몰수게임승이 선언됐다. (2)다른 경우도 있었다. 1985년 7월 16일 잠실 OB-MBC전에서 5-5 동점이던 6회말 MBC 1루주자 박흥식이 1사 1·3루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런다운에 걸렸다. 이 틈을 이용해 3루주자 유고웅이 홈으로 들어왔는데 OB 김성근 감독이 1루주자가 쓰리피트라인을 벗어났기 때문에 아웃이라고 어필했고, 김 감독은 이를 심판진이 받아들이지 않자 선수 전원을 덕아웃으로 철수시키고 경기를 거부했다. 결국 몰수게임이 선언됐다.
Q. (1)과 (2)의 몰수경기는 (1)은 4회에, (2)는 6회에 일어났다. 야구규칙에선 이런 상황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을까.
A. 심판원에게 가장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경기를 끝까지 치르지 못하고 몰수게임이 됐을 때일 것이다. 분쟁이 일어났을 때 제소경기로 넘겨 재경기를 치르는 것보다는 10분간 경기를 묶어두는 한이 있더라도 규칙서를 참조하면서 매듭을 푸는 것이 좋다. (1)의 경우는 야구규칙에 따라 정식경기가 되기 전인 4회에 몰수게임으로 선언됐기 때문에 개인과 팀 기록은 모두 무효가 된다. 삼성의 9-0 몰수게임승으로 처리된다. (2)의 경우는 5회가 지났기 때문에 정식경기로서 규칙에 의해 개인과 팀의 기록이 그대로 인정되고, 스코어도 6-5 MBC 승리로 기록된다. 만약 몰수경기패를 당한 OB가 리드하고 있었다면 승리투수와 패전투수의 기록은 제외되고 팀과 개인의 기록은 공식기록으로 인정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